중국도 경제적인 부분에서 자본주의를 받아들인지 오래고, 쿠바도 반세기 만에 해외여행 자유화를 시작했다. 자본주의도 공산주의도 완벽한 이념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이제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자본주의의 반대말인 사회주의에서 공산주의와 사회민주주의라는 정치사상이 갈라져 나왔다. 자본주의를 대체하려고 나온 사회주의는, 모든 것을 통제하는 정부가 존재한다는 모순 때문에 비판을 받았다. 그러면 자본주의를 위협하는 것은 공산주의일까? 아니다. 그것은 이기주의이다.

  KBS에서 방영되는 ‘안녕하세요?’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여기에는 고민을 가진 사람과 고민을 제공한 사람이 같이 등장한다. 여기 출연한 고민 제공자들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이기주의다. 가족이나 친구, 타인이야 어떠하든지 자신의 기호를 따라 산다는 것이다. 자신을 제외한 모든 가족들이 집에서 대변을 보지 못하게 하는 아내, 무조건 깜깜하게 커튼을 닫고 살며 불도 켜지 못하게 하는 가장, 욕을 달고 사는 남편, 본인도 먹기 힘든 선식을 자녀에게 강요하는 엄마 등 가족이란 공동체 안에서 자신의 기호를 넘어, 타인에게 의지를 관철시키며 사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사회의 총체적 문제들은 어쩌면 ‘이기주의’라는 한 단어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여당에서 내세운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만 봐도 그렇다. ‘양파 같은 남자’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까도 까도 끝없는 비리들이 쏟아져 나온다. 헌법재판소장과 같은 너무나도 중대한 자리에 이런 인물을 지목한 정권도 ‘이기주의’적이다. 이동흡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행보를 보면 그의 판결이 대부분 ‘친권력’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위안부 문제도 정부가 해결할 일이 아니라고 했다. 이런 인물을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헌법재판소장에 임명한 정부, 그리고 그의 비리 소식에 입다문 조선, 중앙, 동아일보와 같은 거대한 언론들도 모두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회 전체를 생각하지 않는 ‘이기주의’에 물들어 있다.  대기업들은 어떤가? 빵집에 이어 떡볶이집도 거대한 유통구조로 집어삼키더니 이제는 토마토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대기업이 정부의 지원까지 받아 토마토 대량생산에 나서 농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것이다. 

  이기주의의 끝을 보여주는 기사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전 자신에게 스스로 셀프훈장 수여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궁화 대훈장 수여시점과 방식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데 이를 스스로 수여할지, 박근혜 정부로부터 받아야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11일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이 훈장은 현직 대통령, 배우자, 전현직 우방국 원수 및 배우자에게 수여할 수 있는 대한민국 최고의 훈장으로 금, 은, 자수정과 루비등 2000만원 상당의 제작비가 들어간다.   이기주의로 가득한 현실 속에서 마이클 센델의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방식’의 질문을 던져본다. 우리는 행복한가? 자유로운가? 평등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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