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브랜드 자산가치가 세계 주요 39개국 중 9위를 차지했다. 1위는 미국, 2위는 독일이 차지했다. 한국의 순위만 따져본다면 다소 만족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일본이 3위를 차지한 것을 보면 딱히 내키지 않는 순위다. 최근 ‘국가경쟁력’이라는 용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이에 관한 논쟁은 계속 되어왔다. 가끔 해외에서 발간되고 있는 국가경쟁력 보고서들은 국가경쟁력에 관한 이론적 바탕이나 적절한 연구방법론을 갖추지 못한 채 경쟁력 순위를 발표하고 있어 이에 대한 혼동을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서방국가의 기준에 불만을 품은 중국은 실지로 자신들이 직접 순위를 발표한 적이 있었다. 재작년 중국 국무원 직속 사회과학원의 도시경쟁력 연구센터에서 국가경쟁력 청서를 발표했는데 이에 따르면 종합 1위는 미국이 차지했고 유럽연합과 일본, 한국이 2, 3, 4위에 올랐다. 이어 5~10위는 싱가포르, 독일, 영국, 네덜란드, 스위스, 프랑스가 차지했다. 중국은 아시아 국가들에 유리한 각종 경제지표 등을 평가기준으로 적용해,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 국가들의 순위가 전반적으로 상승시켰다.

이처럼 중국이 발표한 경쟁력 순위는 세계경제포럼(WEF)이나 국제경영개발원(IMD)등 서방 기관이 평가한 순위와는 상당히 달랐다. 같은해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국가 경쟁력 순위는 1~6위가 스위스, 스웨덴, 싱가포르, 미국, 독일, 일본 순이었고, 한국과 중국은 각각 22위와 27위에 머물렀다. IMD가 발표한 국가경쟁력 순위에서도 중국과 한국은 각각 18위와 23위에 불과했었다.

 이렇게 본다면 국가 경쟁력 순위는 정확한 숫자가 아니라 대략적인 감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현재 한국 기업의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를 감안한다면 더욱 그렇다. 삼성이나 LG전자 등 한국 전자산업은 스마트 폰, TV, 반도체 등에서 세계를 리드하고 있다. 또, 며칠전 한 국제 컨설팅업체는 전 세계 146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기 에너지 평가 결과를 발표했는데 한국이 프랑스와 함께 품질면에서 1위를 차지했다. 현대 또한 한국의 대표기업으로 글로벌 이미지를 구축해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발표를 통틀어봐도 일본의 국가경쟁력은 아직까지 우리보다 한수 위다.

 하지만 시대는 급격히 바뀌고 있다. 현재 일본 전자산업의 상징인 소니와 파나소닉은 처참한 모습으로 무너지고 있다. 국제신용 평가사인 피치는 지난주 소니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투자부적격 등급인 BB-로 3단계 하향 조정했다. 같은 날 파나소닉의 신용등급도 BBB-에서 투기 등급인 BB로 2단계 내렸다. 투자부적격이나 투기 등급은 흔히 말하는 ‘정크 본드’의 공식 용어다. 그 회사가 발행한 채권(bond)이 쓰레기(junk)로 전락했다는 이야기다. 소니는 현재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파나소닉 역시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지만 회생 여부는 불투명하다. 일본의 전자산업의 몰락이 이처럼 확연히 보이지만 국제경쟁력 평가기관에서는 아직까지 일본의 과거를 기억하고 싶나보다. 그러나 현실속의 선두자리는 한국으로 이미 바뀌고 있다고 확신한다.

 전자제품뿐 아니라 먹거리에서도 단연 한국산이 앞서고 있다. 그동안 우리에게 익숙한 제품은 역시 중국제품이었다. 하지만 익히 사용해왔던 것을 제외하고는 낯선 중국산에는 선뜻 손이 가질 않는다. 대장균이 득실거리고 갖가지 잡재료를 섞어 넣어 비위생적으로 만든 다진 마늘, 더러운 감옥에서 병 걸린 수감자가 만들었던 이쑤시개, 욕조에서 허접하게 발효된 된장 등은 우리를 경악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중국산을 피해 그나마 일본 제품이라면 하면 안심하고 구입했었다. 위생적이면서도, 먹거리에는 장난을 치지 않을 것이라는 일본의 청결 이미지에 힘입어서 Made in Japan 제품은 한인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능이 유출되면서 우리의 장바구니에는 더 이상 일본제품을 반기지 않게 됐다. 이렇게 해서 가격면에서 부담 없었던 중국산 먹거리, 철썩같이 믿었던 일본산 제품의 시대가 서서히 막을 내리고 ‘Made in Korea’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한국 마켓을 가면 한국산 고추, 배, 귤, 밤과 고구마, 과자들이 인기 폭발이다. ‘한국산’ 이라는 표기에 안도감이 밀려들면서 손이 간다. 양말도 그렇고, 옷, 학용품도 그렇다. 크레파스와 스케치북, 연필, 그림책, 장난감까지 얼마나 야무지게 잘 만들어 놓았는지 모른다. 확실히 한국산의 경쟁력이 높아졌다. 이제 전세계가 ‘Made in Korea’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산이 곧 ‘명품’이 될 날이 멀지 않았다는 뜻이다. 한국 사람들은 유독 명품을 좋아한다. 이런 명품이 우리 나라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얼마나 신나는 일이겠는가. 이런 날을 좀더 앞당기기 위해서는 온 국민이 한국의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자부심을 가지고, 적극 이용하고, 널리 알리면서 우리 것을 명품화 시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연말연시를 맞아 가족모임이나 행사들이 많다. 이때야말로 한국의 음식과 제품을 알리기에 최적의 시간이다. 되도록이면 한인 경영 식당을 이용해 지인들에게 한인 식당을 명품 식당으로 자신있게 소개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연말연시 감사의 선물 또한 한국산으로 준비해보자. 이것이 한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작은 실천이 되리라 믿는다.     <편집국장 김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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