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은 한달 남짓 남은 대통령 선거에 모든 것이 집중되어 있다. 재외국민으로서 처음 행사할 수 있는 대통령 선거이기에 미주 한인사회의 관심도 다분히 높을 수 밖에 없다. 미국 또한 오바마 재선 성공이후 한반도 정책 관계자들이 한결같이 미국 대선보다 한국 대선이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 대선의 최대 변수는 두말 할 것도 없이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의 단일화 여부이다. 그렇다면 단일화는 될 것인가? 된다면 누구로 되는가? 단일화가 되면 박근혜 후보를 이길 수 있나? 이런 부분들이 앞으로 후보등록일(11월25∼26일)까지 국민적 화두일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에서는 단일화가 ‘야합’이라고 비난을 퍼부어대고 하고 있다. 단일화가 모든 정치 이슈를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되다 보니 견제에 나선 것이다. 심지어 ‘후보매수죄’ 적용까지 검토하겠다니 단일화 앞에서 새누리당이 느끼는 두려움의 깊이를 짐작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야권 단일화가 되면 이번 대권은 한번 해볼만한 싸움이라는 것이 야권 후보들의 생각이다. 그렇기에 야권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단일화가 꼭 이뤄져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끝까지 뛰면 둘다 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양측 참모들과 지지세력의 이해관계는 더욱 현실적이다. 두 후보는 패배하더라도 삶에 문제가 없겠지만 많은 참모들은 정치적 혹은 경제적 실업자로 전락하게 된다. 그렇기에 단일화는 참모들이 더욱 원하는 절차이기도 하다.
만약 단일화가 된다면 문 후보 쪽으로 될 가능성이 크다. 담판에서 문 후보가 양보하는 것은 민주당이 존재하는 한 불가능하다. 그리고 민주당은 단일화에 대한 상당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이미 10년 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때 그 실력을 보여주었다. 문 후보 지지층은 조직력과 행동력을 갖춘 세력이지만, 안 후보 측은 우호세력 수준이다. 실력 대결 단계에 들어가면 안 후보측은 역부족이다. 문 후보의 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는 또 있다. 단일화 실패→대선 패배의 경우, 민주당은 다시 야당을 하면 되지만 안 후보 진영은 정치세력으로서의 존립 자체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문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 안 후보 지지자의 20.4%, 반대의 경우 20.1%가 박 후보 지지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론조사에서 3자 대결 때의 지지율은 박 38.5%, 문 20.2%, 안 25.8%였다. 단순 합산하면 박 38.5%, 문+안 46.0%로 단일화의 승리다. 그러나 지지층 이동을 고려하면 박 43.8%-문 40.7%, 또는 박 42.6%-안 41.9%로 패배다. 위기감을 느낀 상대 진영의 투표참가 확대를 고려하면 단일화 효과는 훨씬 더 줄어들게 된다.
단일화 성공은 의외로 간단하다. 단일화의 진정한 의미는 한 명이라도 더 많은 국민의 뜻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만 얻을 수 있다. 우리 한인 커뮤니티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광복절 행사를 보면 간단히 답이 나온다. 두 개의 한인회가 공동으로 주최한다는 형식으로 이름을 올려놓았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화해 모드를 기대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곧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이는 한인회들의 잘못이 아니다. 영사관에서 하자니까 그냥 한 것 뿐이다. 두 개 한인회의 생각은 그때도 달랐고 지금도 다르다.
이 행사가 억지춘향이었다는 것은 행사장에서 한인회 소속 임원 및 도우미를 거의 찾아볼수 없었다는 것이 첫번째 증거다. 또, 한인커뮤니티의 가장 큰 어른이자 대부분의 행사에 열의를 이어왔던 노인회는 그날 아예 소외되었다. 교민들의 참여도 또한 한 개의 한인회에서 별도로 행사를 개최했을 때보다 훨씬 적었다는 것은 단일화를 해도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교민들 마음, 아니 관련 단체의 임원진 마음조차도 움직이지 못한 명령식 조작 야합이 성공할리 없다. 그후 이들은 더욱 냉랭해졌다. 왜 그랬을까. 진심으로 민심을 읽지 못한 행사 취지에 문제가 있다. 시도는 좋았지만 이게 무슨 의미겠는가. 결과적으로 영사관 직원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한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그리고 행사참여 단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한인 커뮤니티의 분란을 고조시켰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물론 최선이 한 개의 한인회이겠지만, 이제 영사관에서는 세월이 오래된 이상 콜로라도의 두 개 한인회를 제각각 인정할 때도 되었다. 먼저 행사하는 단체가 있으면 그때마다 협조해주면 되는 일인 것을, 오랜 세월 불편했던 사람들끼리 앉혀놓고, 몇 일 안으로 친하게 지내면서 맛있게 밥까지 먹으라고 강요하는 식은 한인회 위에 군림하고자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 좁은 동네에서 어른을 배제하고, 동네 정서를 무시하는 일처리는 결국 칭찬받을 수 없다. 왜냐면 이는 다수 한인들의 뜻없이 진행되는 영사관측의 일방적 행동으로 실적 위주 행정임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알기 때문이다. 영사관에서 요청하는 것이니… 하면서 무작정 따라 나서는 사람들도 문제다. 이들이 있기에 콜로라도 한인사회의 발전이 힘들다.
더이상 우리 콜로라도 교민들도 한인회가 두개 라는 것을 탓하지 말아야 한다. 탓하기 이전에 민심을 알고 열심히 일하는 한인회에 협조하면 되는 것이다. 타주의 한인회가 아무리 크고 잘 운영된다고 해도, 결국 우리 교민을 도와줄 수 있는 곳은 우리 고장의 것임을 명심해야한다.
이름뿐인 단일화는 박근혜를 이길 수 없다. 아니나 다를까 문 안 후보는 단일화 협상 초반부터 파행을 겪고 있다. 그래서인지 단일화 발표 이후 잠시 술렁이던 지지도가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서로 맞지 않는 사람들이 오직 이기기 위해서 잠시 힘을 합치는 것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는 국민들의 의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거국적인 단일화보다 조잡한 야합을 선택한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콜로라도 또한 이름뿐인 단일화 시도는 분란만 가중할 뿐이고 더 큰 힘을 가지지 못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그렇기에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는 이들에게 우선적으로 손을 내미는 것이 교민된 도리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편집국장 김현주>
- 기자명 김현주 편집국장
- 입력 2012.11.1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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