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는 확실히 달랐어요. 말로만 듣던 자궁섹스, 제 성기가 자궁 속으로 들어간 거 아닐까요?” 성문제와 관련해 인터넷에 떠도는 근거 없는 낭설을 사실인 양 믿는 사람이 너무 많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여성의 사정이나 자궁섹스와 관련된 것이다. 우선 여성의 사정 현상을 찍었다는 동영상은 대부분 소변을 쏟는 것으로 실제 사정과는 다르다.

 두 번째 터무니없는 오해인 자궁섹스도 인터넷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자칭 경험자들은 성기를 깊이 여성의 자궁 속에 삽입해 황홀감을 느꼈다고 과시한다. 무협지 같은 허황된 소리로, 성의학적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의 착각일 뿐이며 의학적으로도 틀린 얘기다. 자궁 입구인 자궁경부는 몹시 질긴 섬유조직으로 골프공처럼 단단하고 어지간한 힘엔 열리지 않는다. 의사들은 임신중절이나 자궁 내 문제를 제거하기 위해 자궁경부를 열어야 할 경우 상당한 노력을 한다. 해초 뿌리를 건조해 면봉 크기의 둥근 막대로 만든 라미나리아(Laminaria)를 자궁경부에 거치하고 이것이 수분을 흡수·팽창하면서 자궁경부가 열리게끔 하는데 몇 시간이나 걸린다. 그런데 라미나리아보다 훨씬 큰 직경 3~4㎝인 남성의 성기가 직경 5㎜ 정도인 자궁경부의 입구를 뚫고 들어간다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얘기다.

 실소하고 넘길 만한 이 자궁섹스의 허황된 소리들을 굳이 칼럼에서 다루기로 결심한 것은 남자들의 이런 무협지 같은 생각에 여성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어떤 남성은 아내의 자궁경부가 페니스로 열리지 않는다고 손가락을 깊이 넣어 자궁경부를 후벼 판 사례도 있다. 이런 위험천만한 행위에 여성의 자궁경부나 질벽은 심각한 손상을 받거나 상처에 따른 질염·자궁경부염을 앓게 된다. 때론 파열도 된다.

 그렇다면 자궁섹스의 실체는 무엇일까. 자궁하수(hysteroptosis)의 문제가 있는 여성을 상대할 때 느끼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정상 여성은 흥분 시 자궁이 골반 속으로 상승해 질 내부의 공간이 확보된다. 그런데 자궁을 지탱하는 인대가 부실해 자궁이 처지는 자궁하수에 빠지면 자궁경부가 질의 안쪽 공간을 차지해 삽입 시 페니스 끝이 자궁경부에 닿게 된다. 더 깊이 삽입하면 자궁이 페니스에 밀려 올라가고 페니스는 자궁경부에 의해 가려졌던 질의 깊은 공간(질궁·Fornix)까지 들어간다. 이때의 저항감과 압박감을 남성들이 색다른 느낌으로 여길 수 있다. 사실 그런 느낌은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자궁하수의 여성들로부터 느끼는 차이점일 뿐이다. 자궁하수가 없는 건강한 여성의 경우도 체위에 따라 자궁경부와 자궁경부 옆 질의 제일 깊은 공간인 Fornix 사이에 페니스가 위치하면 남성이 압박감을 좀 더 받을 수도 있다.

 여성의 오르가슴으로 생긴 질 근육의 강력한 수축 현상을 자궁섹스로 오인한 경우도 많다. 이는 자궁섹스로 착각한 것 자체가 잘못일 뿐, 아내가 최고의 흥분을 느꼈고 그 반응에 남성도 즐거웠으니 잘된 일이다. 부디 자궁섹스란 터무니없는 글을 의학적 근거나 책임도 없이 함부로 올리는 인터넷 무법자가 사라지길 바란다. 또 그런 글에 속아 아내의 자궁경부에 마구잡이로 삽입을 시도하고 손가락부터 집어넣으려다 손상만 일으키는 무식한 철부지 남자가 되지 않길 당부한다. 아내는 결코 마루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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