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천일의 약속’이 인기를 얻으면서 주인공이 걸린‘알츠하이머성 치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드라마 속 서른살의 젊고 아름다운 여자 주인공이‘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다’‘자주 잊어버리는 것 같다’는 자각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결과 알츠하이머성 치매란 진단을 받게 돼‘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은’시청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란 무엇이며, 이는 단순한 건망증과 어떻게 다를까?

■ 알츠하이머성 치매란?
 알츠하이머는 치매의 한 종류로 전체 치매환자의 50~60%를 차지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대뇌의 겉부분인 피질이 손상돼 고차원적인 지적능력을 상실하는 것을 말한다. 서서히 발병하고, 서서히 진행하며 시간이 흐를수록 악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혈관성 치매는 전체 치매환자의 20~30%를 차지한다. 알츠하이머형치매와 혈관성치매가 함께 혼합형치매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치매는 기억력만 감퇴되는 것이 아니라 식사하기, 용변보기, 거동하기, 옷 입기 등 독립적으로 할 수 있는 기본 일상생활 능력이 떨어져 가족들이나 주변 사람들의 수발을 필요로 하고, 나아가 망상, 환각, 배회, 불안, 초조, 흥분, 불면 등 문제 행동을 일으켜 가족들을 힘들게 한다. 치매는 초기 단계에서 빨리 치료받아야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 건망증이란?
 건망증은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들을 기억해야 하는데 기억 용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치매는 어떤 기억을 영원히 상실하는 뇌질환이지만, 건망증은 일시적으로 잊어버리는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다. 치매는 증상이 천천이 악화되는 반면, 건망증은 기억을 잊는 증상이 갑자기 나타났다가 회복된다. 건망증은 우울증이나 불안 신경증, 불면증, 폐경 후 증후군 등의 질환을 가진 중년이후의 주부(주부건망증)나, 기억할 일이 많고 걱정거리가 많은 중년 남자들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편이다. 특히 술, 담배가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 경도인지장애란?
 경도인지장애 건망증과 치매의 중간단계이다. 치매에 비하면 판단력, 지각, 추리능력, 일상생활 능력 등이 대부분 정상이지만, 단순한 건망증에 비해서는 더 자주 무언가를 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나 노인이 되면 일반적으로 기억력이 감퇴되고 활동 영역에 제한이 생기기 때문에 겉으로 봐서는 단순한 건망증인지 경도인지장애인지 치매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경도인지장애의 주요 증상은 금방 있었던 일이나 최근의 일을 잊어버리는 단기기억력 저하가 대표적이며, 이전에는 잘 해내던 일을 갑자기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계산 실수가 잦아지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경도인지장애 중 매년 10~15%가 치매로 이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망증 vs 치매’이렇게 달라요
 치매의 효과적인 치료와 예방을 위해서는 치매의 초기 단계인 경도인지장애가 있을 때부터 이를 인지해내고, 적극적으로 예방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실제 사례를 통해 건망증과 치매의 차이점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친구와 만나기로 한 약속을 잊어버렸다’는 사실이 있을 때, 건망증은“아, 참 맞아, 미안해”라고 기억해내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경도인지장애는 전화를 하고, 약속을 한 일 자체에 대한 기억을 상기시켜도 기억해내지 못한다. “우리가 약속을 했었다고?, 우리가 전화를 했었다고?”라는 반응이 나타난다.

 그 밖에 건망증은 ▲열쇠, 지갑 등을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이 안나 한참 만에 찾는다 ▲전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만 그 자세한 부분들은 기억하기 힘들다 ▲기억력이 자꾸 감소하는 것 같아 메모를 하면서 가능한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등의 현상이 나타난다.  반면 치매 초기인 경도인지장애는 ▲며칠 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잊어버려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어떤 일이 일어났었다는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한다. ▲자기가 한 일도 기억하지 못한다. ▲기억력이 나빠지는 것을 자신이 모르거나 부인한다.

 ▲시간, 장소, 사람에 대한 기억이 나빠진다. ▲과거 기억에 비해 최근 기억이 현저히 나빠진다. ▲전화왔다는 내용을 전해주지 않는다. ▲돈 계산을 잘못한다. 거스름돈을 줄 때 실수한다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경도인지장애의 또다른 특징은 기억력 감퇴와 함께 성격이 변하고, 언어·시간·공간 지각능력 등이 함께 저하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건망증은 이런 증상을 동반하지 않는다. 연령별로는 60세 이하면서 치매 가족력이 없으면 건망증 증세를 보여도 치매일 가능성은 작다. 그러나 60세 이상에서 기억력 상실과 함께 행동 등 다른 변화가 동반되면 치매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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