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62세의 러시안 남성 환자가 병원을 찾았다. 딸과 손녀가 양쪽으로 업다시피 부축을 하고 들어왔다. 이 환자는 오른쪽 다리를 피지 못하고 팔로 오른쪽 허벅지를 당기고 있었다.오른쪽 허리와 엉덩이 통증이 심하고 오른쪽 다리의 외측이 칼로 찌르는 듯한 심한 통증이 있었으며 이 통증이 여기 저기 옮겨다니며 다리를 펴면 엉덩이와 사타구니의 심한 통증으로 다시 구부리게 된다고 호소 하였다. 일주일 전부터 아프기 시작하였는데 더욱 심해져서 몇일전 응급실에 갔으나  바코딘(Vicodin: 처방 진통제) 을 처방해주고 경과를 지켜보자며 집으로 돌려 보냈다 한다. 그러나,이 환자는 심한 위계양 증상 또한 가지고 있어 이 처방약을 먹다가 복통으로 복용을 중단했다고 했다.

 이런 종류의 통증이 심한 환자는 필자도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업혀서 병원에 들어온 환자의 경우 치료후 나갈때는 걸어나갔으면 하는 것이 모든 의사의  바람과 희망일 것이다. 필자는 영골(靈骨)과 대백(大白)(두혈모두 엄지와 검지의 연장선상의 교차점, 손등 부위에 위치)에 자침하여 다행히 이 환자는 부축을 받고 병원문을 나설 수 있었다. 다음날 환자의 딸과 전화 통화하여 확인한 결과 상당한 차도가 있었다는 소식을 듣고 안심할 수 있었다. 이 환자의 경우 진단을 좌골 신경통(sciatica)이라 하는데 위의 환자는 병증이 급성으로 심한 경우이다.

 좌골 신경통은 우리몸에서 가장 긴 신경으로 허리에서 시작하여 엉덩이를 지나 허벅지 종아리를 따라 내려오는 좌골신경(sciatic nerve)이 척추에 의해 눌리거나 또는 여러가지 원인으로 인하여 손상을 당하여 생기는 질환이다.증상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나 주로 앉거나 일어날때 통증을 느끼거나 전기감전같은 저림증상이나 통증이 다리를 타고 내려오고 때때로 발바닥 까지 느끼는 경우도 있다. 또한 다리의 무력감이나 다리를 굽히거나 펼때 불편함을 느끼기도 한다.심한 경우에는 위의 사례와 같이 움직이지 못할 정도의 통증을 동반하기도 한다.그러나 좌골 신경통의 주된 증상은 엉덩이 부위의 통증이다. 엉덩이에 옴푹 들어간 곳이 있는데 이곳이 환도혈(還跳穴)이다.  좌골신경통이 있으면 주로 이 환도혈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실지로도 좌골신경통을 가진 환자에게 직접 이 환도혈을 긴 침으로 취혈 하기도 한다. 이 좌골신경통은 40%의 인구가 일생동안 한번은 걸릴 확률이 있다는 보고가 나올 정도로 매우 흔한 질병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양방에서는 앞의 사례처럼 상당히 까다로운 질병이 아닐 수 없다. 좌골 신경통으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진통제나 소염제를 투여 하거나  장기간의 물리치료 또는 수술을 치료로 하게 되는데 이렇다할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한방치료 또한 치료 원리는 양방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침치료로 하여 기와 혈의 순환을 증가시켜 좌골신경과 신경 주변조직 또는 척추 주변의 염증을 완화 또는 제거 하는데 중점을 둔다. 그러나, 필자의 경험으로는 좌골신경통의 한방치료는 매우 안전하며 여타의 치료보다 신속히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좌골신경통이 있을시 염증완화를 위해 얼음팩을 환부에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좌골신경통은 자연치유가 될 수 있으나 그 기간이 상당히 오래 걸릴 수 있으며 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문의의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 하겠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