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인도의 간디는 원칙없는 정치, 노동없는 부(富), 양심없는 쾌락, 인격없는 교육, 도덕성없는 상업, 인간성없는 과학, 희생없는 종교를 일컬어 ‘7가지 사회악(Seven social sins)’이라 했다. 나에게 이 일곱가지 중 핵심되는 한 가지를 꼽으라면 ‘인격없는 교육’이라 하겠다. 원칙없는 정치나, 도덕성을 잃은 경제, 과학계, 종교계 역시 모두 제대로 가르치지도, 배우지도 못한 것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하여 공경의 마음을 가지고 배웠지만, 요즘 신문 지면에 올라오는 기사들을 대하다 보면 이젠 학교도 맘 놓고 보낼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주만 해도 시카고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1학년 아이가 떠들었다는 이유로 손목에 수갑을 채웠다는 기사나 밤에는 갱단 두목인 캘리포니아 주립대 교수의 소식에 당혹감을 감출 길이 없다. 한국에서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지난 2008년 1월, 용산 어린이집 교사가 4세 여아를 영하의 날씨에 알몸으로 밖에 세워놓았다는 뉴스는 전 국민을 경악케 했다. 그러나 이것은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일 뿐, 더 많은 비인격적인 교육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학교를 다녀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에고그램(Egogram)은 복잡한 사람의 성격을 다섯 가지 영역으로 구분하여 쉽게 분석할 수 있도록 한 성격분석 표지법이다. 이 다섯 가지 영역 중 CP(critical parent)는 도덕성과 관련이 있다. 종교기관에 관련된 사람들에게 이 검사를 하면 다른 사람들보다 높은 점수가 나온다. 그들의 도덕적 기준이 평균보다 높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성직자나 교육자의 부도덕한 문제에 더 신경을 곤두세우고 신랄한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그들에게 더 엄한 도덕성의 잣대를 들이대기 때문이다. 이것은 바꿔 말하자면 도덕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말이기도 하다. 성직자나 교육자는 본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당위성이 그 안에 내포되어 있다.
뉴질랜드에서는 자발적 독립기구인 NZ 교원위원회를 운영하여 교원자격 지원자가 교원양성기관을 졸업하였다 하더라도 교직에 적합한 인성과 적성, 지속적인 교수경험을 교육현장에서 검증 받지 못하는 한, 정식 교원이 될 수 없도록 하여 교원의 전문성을 엄정하게 관리하고 있다. 또한 교원등록증과 교원자격증의 유효 기간 및 등록취소에 대한 관리규정을 설정하여 현직교원의 부단한 자기연찬과 전문성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지난 6월, 스웨덴 정부는 사범대학 교사지망생들을 대상으로 교사적성검사 시스템 도입 가능성을 시험해보고자 한다고 발표했다. 스웨덴 교사연합(the Swedish Teachers' Union)은 교사 적성검사 시스템을 환영하며 이를 통해 교사 지위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교육 과학 기술부도 교사로서의 적성, 교직관, 소양 등 교직 수행 자질을 평가하기 위해 전국 시도교육청이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교직 적성 심층면접 평가지표도 개발하고 후보자들의 역사관 등도 면접에서 평가하기로 했다. 또한 비정상적인 교사를 사전에 가려내기 위한 인성검사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뉴스들이 반갑기도 하면서 왜 진작 이루어지지 못했나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다.
미국에서도 주마다 다르긴 하지만 도덕적인 검사들을 받아 교사가 될 수 있다. 교사는 정부의 보장을 받는 안정된 직업이기 때문에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고, 가르치는 일이 힘들기 때문에 쉽게 지칠 수도 있다. 때문에 교사의 정기적인 적성, 인성 검사는 교사의 현 상태를 파악하게 하고 인격적인 교사를 확보하는데 필수적인 요건이다. 수업은 교사가 일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질 있는 교사와 함께 원칙과 양심, 땀과 희생의 가치를 배우기를 간절히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