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4월, 덴버의 로도(LoDo)에서 무고한 시민을 무자비하게 폭행한 혐의로 해고된 두명의 덴버 경찰이 다시 복직하게 됐다. 여기에다 해고된 기간동안 받지 못했던 월급까지 고스란히 다 받게 되었으니 해고된 경찰로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게 된 셈이다. 그러나 폭행으로 인해 정신적, 신체적 트라우마에 시달렸던 피해자들과 이들을 지지해온 시민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도대체 덴버에 정의라는 것이 있는 것이냐’며 반문하고 있으며, 검사는 다시 항소할 뜻을 비치고 있다.

 덴버 경찰인 데븐 스파크스와 랜디 머는 지난 3월 25일, 당시 시 안전책임자인 찰스 가르시아에 의해 해고됐다. 그러나 덴버 경찰 위원회는 가르시아가 경찰관을 해고할 권리가 없으며, 문제의 경찰관들은 가르시아의 전임인 론 페레아에 의해 이미 징계를 받았다며 이 결정을 뒤엎었다. 스파크스와 머가 페레아로부터 받은 처벌은 고작 3일 감봉 처분이었다.  경찰 조합은 스파크스와 머의 복직 결정을 크게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경찰조합회장인 닉 로저스는 “가르시아는 언론과 함께 단 9초짜리 비디오를 보고, 너무나 좋은 경찰이었던 머와 스파크스를 판단해 이들을 해고했다. 가르시아는 부끄러운줄 알아야 한다. 만약 덴버 시가 항소를 한다면 우리 경찰 조합은 끝까지 스파크스와 머를 지지하며 싸울 것이다”고 말했다.

  예전에도 기자 수첩을 통해 이 문제를 언급한 적이 있지만, 이번에 덴버 경찰관의 복직 결정은 정말 당혹스럽다. 경찰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준 것도 문제이지만, 문제가 된 경찰관들을 무조건 감싸고 도는 이들 경찰 조합의 안하무인의 태도 역시 역겹기 짝이 없다. 덴버 경찰조합의 말대로 스파크스와 머가 ‘때로는’ 좋은 경찰관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이유도 없이, 무기도 없던 무고한 시민들을 개패듯 두들겨팬 경찰은 깡패와 큰 차이가 없다는 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큰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이번 결정을 계기로 정말 덴버 경찰에 실망을 금치 못하겠다. 3년 가까이 되는 시간동안 이 문제로 인해 귀중한 납세자의 돈으로 법정 소송 비용에 거액의 피해자 합의금까지 지급한 상황에서 다시 이들을 복직시키면서 그동안 주지 않았던 월급까지 준다니 정말 예산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다는 덴버시가 왜 적자에 허덕이는지 알 것도 같다. 이렇게 돈을 펑펑 써대니 말이다.

 경찰은 사회 정의를 수호하는 초심의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경찰 제복만 입으면 안하무인, 세상을 다 지배하는 것처럼 으스대는 경찰은 그야말로 꼴불견이다. 경찰이 경찰답지 못하다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죄없는 시민들을 폭행해 이들의 민권을 짓밟아놓은 이들이 뻔뻔스럽게 복직해 경찰 제복을 입고 다시 덴버 거리를 누빌 것을 생각하니 한숨이 나온다. 덴버 경찰은 경찰을 뽑을 때 인성과 양심은 보지 않는 모양이다. 정말 부끄러운 줄 모르는 이 두명의 경찰과, 이들의 잘못을 보지 못하는 눈뜬 장님인 덴버 경찰이 짝짝꿍이 되어 덴버의 민주주의는 거꾸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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