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4월 초, 출산을 눈 앞에 두고 태아가 가로로 누워버렸다. 만일을 대비해 마사지로 태아 위치를 바로잡으라는 의사의 권고로 큰 병원을 찾았다. 호텔처럼 깨끗하고 친절했다. 태아 상태를 측정하고 몇 분간 마사지를 받은 후 아이는 제자리를 찾았고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한 달 후에 집으로 $3,987의 청구서가 날아왔다. 보험 적용을 받은 것이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7월 중순, 한국의 한 일간지가 영리병원 도입을 1면에 싣고 이와 관련된 기사들을 쏟아내면서 한나라당이 8월 임시국회에서 영리병원 관련 법안을 통과 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에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고, 방송사들은 시사 토론 프로그램에서 이 문제를 다루었다.

 경제자유구역내 영리병원 설립은 7년 전,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외국의료기관을 유치하자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이번 8월에 통과시키려는 법안은 국내기업 투자를 확대하고 내국인 진료 50% 개방으로 개정했던 법을 다시 무제한으로 개정하겠다는데서 논란이 불거졌다.  찬성하는 쪽은 7년간 미뤄온 영리법원(투자개방형 병원) 설립을 더 미룰 수 없으며 영리병원 설립이 공공의료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반대하는 쪽은 공공의료시설이 확대될 때까지 영리병원 설립은 시기 상조이며 영리병원은 민간의료보험 시장을 활성화시켜 이것이 의료민영화로 확대된다는 입장이다.

  정치인들이 잘못하는 것이 있다. 어떤 현안의 장점과 단점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것이 너무나 부족하다. 특히 상대방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 것은 더욱 도드라지는 특징이다. 100분 토론에 나온 대한병원협회장은 토론 내내 자신의 이야기만 늘어놔서 참가자들과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했다. 많은 이야기들은 했지만 그의 주장은 “부자들로 하여금 부자들의 병원을 짓게하라”는 것이었다.  투자개방형 병원을 통해 의료수준이 높아진다면 그것은 환자들에게 Good news이다. 그러나 그에 따른 의료비가 높아진다면 그것은 Bad news이다. 국민들은 이 두 가지를 다 잘 알고 있어야하며 선택할 권리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국민의 대표로 뽑힌 일부 의원들은 Good news만을 늘어놓으며 여론몰이에 나섰다. 어떤 것의 장점만을 늘어놓는 것은 장사꾼들의 특징이다.  병원의 문턱이 높아야 하는지, 낮아야 하는지는 그 문턱을 넘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Good news와 Bad news가 있다. 반대를 위한 반대, 부자만을 위한 정책이 아닌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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