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둥성에서 1000마리가 넘는 고양이를 저수지 인근에 방생하는 과정에서 고양이들이 물에 빠져 죽었다. 복을 빈다는 명분으로 행사를 열었지만 온라인에서 ‘동물 학대’ 논란이 거세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1일 광둥성 칭위안시의 잉쭈이 저수지 인근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대량의 고양이를 방생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됐다. ‘방생’은 물고기, 거북이, 새 등의 동물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면서 자비를 실천하고 영적 공덕을 쌓는 전통적인 불교 의식이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고양이를 가득 실은 대형 트럭 2대가 도착했고, 1120마리가 넘는 고양이를 쏟아냈다. 철장 문이 열리자 고양이들은 겁에 질려 나무 위로 올라갔고, 일부는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또 당시 현장을 지나던 패들보드 이용객들이 헤엄하다 지쳐 허우적거리는 고양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영상에 포착되기도 했다. 다음 날인 2일 동물보호 자원봉사자들은 고양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현장에 도착했으나 많은 고양이들이 심하게 다친 상태였다. 일부 고양이들은 이미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직후 칭위안 공안국 칭청 지부는 이번 사건에 10명이 연루됐고, 약 400마리의 고양이 방생됐다고 확인했다. 당국은 “이들은 복을 빌기 위한 의도로 고양이들을 구입한 뒤 저수지로 옮겼다. 또한 다량의 고양이 사료도 남겨두고 떠났다”라고 밝혔다. 이어 “범죄 의도는 보이지 않으며, 현재 불법 행위의 증거도 없다. 이들은 이전에도 비슷한 방생 활동을 여러 차례 했다”고 했다.

그러나 온라인상에서는 누리꾼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저 많은 고양이를 어디서 데려온 건가? 훔친 거 아닌가?”, “저수지에 고양이를 빠뜨리는 게 어떻게 복을 비는 의식이냐. 이런 잔인함으로 어떤 업보를 되돌리려고 하는 거냐”, “이건 방생이 아니고 종교로 위장한 대규모 동물 학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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