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의 한 국회의원이 보좌관에게 발톱을 깎게 한 사진이 공개돼 갑질 의혹이 일고 있다. 3일 페루 현지 SNS에는 루신다 바스케스 국회의원이 소파에 기대 전화 통화를 하는 가운데 전직 보좌관 에드워드 렝히포 페소가 그녀의 발톱을 깎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현지 TV 프로그램 쿠아르토 포데르는 이를 두고 “바스케스 의원이 자신의 직원들에게 직무와 무관한 일을 시켰다”고 지적했다. 또 바스케스 의원이 보좌관들에게 집에서 아침 식사를 준비하게 하는 등 사적인 업무를 맡겼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67세의 바스케스 의원은 사진 유출이 “복수심에 불탄 전직 직원들”의 소행이라고 반박했다. 그녀는 성명을 통해 “의정 활동을 왜곡하려는 정보 조작 시도와 허위 보도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이번 사태는 나를 공격하고 대중에게 불안감을 조성하려는 전례 없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이어 “근거 없는 보도에 속지 말라”며 “이는 공익과 무관한 의도에서 비롯된 혼란 조성 행위”라고 강조했다. 문제가 된 사진은 지난해 11월6일 의원 사무실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페루 의회 윤리위원회는 현재 바스케스 의원의 행위를 조사 대상으로 검토 중이다. 위원회는 그녀가 국고를 사적으로 이용한 혐의가 있는지를 판단해 징계 또는 형사 처벌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의회 내에선 바스케스 의원의 직무 정지 및 징계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페루 의회 의장 페르난도 로스피글리오시는 “국회 직원들에게 모욕적인 행위이며,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 윤리위원회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그녀의 발톱을 깎아준 전직 보좌관 페소는 TV 프로그램 암플리아시온 데 노티시아스에 출연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의원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인간적인 차원에서 도와준 것”이라며 “암 진단을 받은 의원을 위한 일종의 응급조치였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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