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할리우드의 전설로 꼽히는 배우이자 선댄스 영화제를 창시했던 로버트 레드퍼드가 별세했다. 향년 89세. 미국 뉴욕타임스는 16일(현지시간) 홍보회사 로저스&코완 PMK의 최고경영자 신디 버거를 인용해 레드포드가 유타주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그의 구체적인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1936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태어난 그는 TV, 연극, 뮤지컬 무대에서 활동하다 1960년 영화계에 발을 디뎠다. 1969년 개봉된 <내일을 향해 쏴라>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스팅>·<추억>(1973)<위대한 개츠비>(1974)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1976)<내츄럴>(1984) <아웃 오브 아프리카>(1985) 등 수많은 명작에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며 시대를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여든을 앞둔 나이에도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2014)에 악당으로 출연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는 배우뿐 아니라 감독으로서도 두각을 보였다. 감독 데뷔작인 <보통사람들>(1980)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했다. <흐르는 강물처럼>(1992) <퀴즈쇼>(1994) <호스 위스퍼러>(1998) 등을 연출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며 대중적 흥행도 얻었다. 레드퍼드는 로맨틱한 주인공으로 자주 캐스팅됐지만 특정한 배역에만 갇히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2018년 은퇴작임을 밝히며 출연했던 <미스터 스마일>로도 골든글로브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선정되는 등 연기의 품격과 모범을 보여줬다. 영화 외에 환경과 인권운동에도 앞장섰던 그는 2010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2012년에는 제주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장문의 글을 올려 국제적인 관심을 끌기도 했다. 가디언은 그의 삶에 대해 “금발의 스타로 헐리우드에 입문한 레드퍼드는 이후 자신감 있는 연출가로 자리매김했으며, 독립영화 정신을 지켜온 수호자로 평가받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