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대는 유지, 신규 매물 및 거래는 감소

덴버 메트로 주택시장은 마치 바람이 멎은 항해처럼 추진력은 잃었지만, 그렇다고 위기 상황에 빠진 것도 아니라고 덴버 포스트가 6일 보도했다. 덴버 부동산중개인 협회(Denver Metro Association of Realtors/DMAR)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월 주택 및 콘도 거래 건수는 3,636건으로, 7월(3,861건)보다 5.8% 줄었고, 지난해 8월(3,850건)보다도 5.6% 감소했다. 신규 매물은 더 크게 줄어, 전월 대비 12.5%, 전년 동월 대비 8.4% 감소했다. 이로 인해 8월말 기준 시장에 남아 있는 매물은 1만 3,059건으로 한달전보다 6.7% 줄었다. 다만 지난해 8월 대비로는 여전히 21.8% 증가한 수준이다.

DMAR의 시장동향위원회 위원장이자 부동산 중개사인 아만다 스닛커(Amanda Snitker)는 보고서와 함께 낸 논평에서, “가을로 접어드는 현 시점에서 연말까지 시장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는 거의 없다. 덴버 부동산시장에서 ‘정체(stagnant)’가 반드시 단순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지난 5일 발표된 예상보다 부진한 고용 보고서는 향후 모기지 금리를 낮춰 주택 구매 여력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매도·매수자 모두 관망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닛커는 “9월은 전통적으로 시장 변동성이 큰 달이며, 이달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전망은 모기지 금리에 미칠 영향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면서 “실업률, 인플레이션, 관세 같은 요인들이 금리 인하 효과를 무력화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8월 판매된 단독주택의 중간가격은 64만 9천 달러로, 7월(65만 달러), 지난해 8월(65만 1천 달러)보다 소폭 낮았다. 콘도·타운홈의 중간가격은 38만 5천 달러로, 7월(39만 달러), 지난해 8월(39만7,125달러)보다 각각 떨어졌다. 매물의 시장 체류 기간은 8월 기준 중간값 30일로, 7월(24일), 지난해 8월(21일)보다 늘었다.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은 올여름 미국 전체 주택시장에서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36% 더 많은 상황이라고 추산했다. 이는 해당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3년 이후 최대 격차다. 덴버 메트로는 격차가 더 커,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61.2%나 많았다.

이같은 흐름 속에 특히 텍사스·플로리다주 등에서는 매수자가 점차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이는 매물 가격 인하와 계약 취소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레드핀에 따르면 덴버 메트로의 7월 미결 거래 취소율은 17.8%로, 1년전(16.3%)보다 높아졌다.

다만 협상력이 강화됐음에도 많은 잠재적 매수자들은 여전히 구매 여력이 부족하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주택가격이 보합·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소득 증가가 이어지면서, 덴버는 다른 대도시권보다 빠르게 2018년 수준의 주택 구매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물론 2018년 당시에도 ‘구매 여력’이 충분했던 것은 아니지만, 팬데믹 이후 몇 년보다는 내 집 마련이 더 수월했다. 레드핀은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5.5%까지 내려가면 덴버는 내년 10월쯤 2018년 수준의 구매력으로 회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대로 금리가 6.7%에 머문다면 2028년 11월이 돼야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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