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는 항구다, 한국의 수도는 서울이다, 이렇게 당연한 것들은 자꾸 말하면 정신 이상자로 간주되기 쉽다.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당연한 사실을 가지고 왈가왈부 한다는 것이 이상한 일이었다.
하지만 턱도 없는 얘기라고 안심하고 있었던 사이 일본의 만행은 최근 몇 년 사이 수위를 더욱 높여 집요할 정도로 독도를 탐하고 있다. 지난 주말 일본 자민당 의원들이 한국에 갔다가 공항에서 쫓겨났다. 한국 정부의 입국 금지 예고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한국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독도 영유권 강화조치를 견제하고자 울릉도를 방문하겠단다. 총칼을 들지는 않았지만 영토 침탈 목적이 명백하다. 입국 불허로 공항에서 몇 시간을 버티다가 자진 출국했다. 자진 출국보다는 차라리 구속이 나을뻔했다.

 그저께 일본은 내각회의에서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올해 방위백서를 확정했다. 이번 방위백서는 2009년 9월 민주당 정권이 출범된 후 두 번째로 나온 것이어서 일본 정부의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은 자민당 정권이나 민주당 정권이나 변함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아예 2월22일을 다케시마의 날이라면서 행사도 치렀다. 아마도 일본 후세들은 독도는 당연히 자기네 땅이라고 믿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일본 정부의 노력으로 인해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에서도 독도와 다케시마를 병행해서 적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렇게 가다간 지구촌 사람들도 독도를 다케시마로 간주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정확한 근거 없이 계속 우기기만 한 것이 통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은 1618년 막부에서 도해면허가 발급된 것을 근거로 그때부터 독도를 자국영토라고 인식하고 사람을 보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주장이다. ‘도해면허’라는 것은 일본인들이 외국에 나갈 때 발행해주는 증서다. 이미 그 당시에도 독도가 외국땅임을 증명해주는 도해면허를 독도가 일본영토였다는 증거 중에 하나로 홍보책자에 버젓이 올려놨으니 기가 막힌다. 1905년 러일전쟁이 한창이던 그때 시마네현 지방신문에는 아무런 조약, 상의도 없이 독도가 자기영토에 편입되었다는 내용이 올려졌다. 국제법상 명백히 불법행위이다. 항의조차 하지 못한 이유는 을사조약으로 인해 외교권을 박탈 당한 상황이라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일본은 원자폭탄 두 방으로 무조건 항복하면서 식민지 영토를 모두 포기했고, 그 내용은 포츠담 회담과 카이로 회담에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 또 하나,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 의거, 해방되는 한국의 영토 가운데 독도란 이름이 누락된 것을 가지고 연합군이 독도가 일본의 영토라고 인정한 것이라면서 생떼를 쓰고 있다. 초기는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 독도란 이름이 분명 명시된 자료가 있다. 하지만 나중에 독도라는 명칭이 누락되었다고 하더라도 독도는 일본땅이 아니다. 독도는 울릉도에 부속 섬이며, 한국의 수 천 개의 섬 중, 한 개의 이름이 기재되지 않았다고 해서 우리땅이 아닌 것은 아니다.

 이러한 짓을 계속하기 때문에 한국의 단체들은 규탄대회를 통해 “일본 대지진 쓰나미 때 보내준 한국 국민들의 온정을 무시하며, 배은망덕한 짓을 서슴지 않는 일본은 바다 속으로 침몰해 세계지도에서 그 자취가 사라질 것”이라며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있다. 대지진 참사 이후 자신들의 늑장대응으로 전세계는 지금까지도 방사능 공포에 휩싸여 있다. 몇 일 전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서는 방사능 수치가 피폭시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갈수록 방사능 공포가 확산되면서 해산물은 모두 하향세를 타고 있다. 이렇게 전세계적으로 민폐를 끼친 것에 대해 자숙하면서, 자신들의 망가진 땅이나 잘 고치고, 지킬 일이지 남의 땅은 왜 넘보고 돌아다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정말 일본 열도가 가라 앉으면 독도에 와서 살려는 생각일까.     

 숟가락을 숟가락이라 하지 않고 포크라고 우기는 사람들과 맞서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처음에는 괜히 일본과 맞서, 독도를 일본이 원하는 국제분쟁 지역으로 만들어 국제 재판소까지 갈 필요가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가 독도에 대한 분쟁을 인식한지 오래다. 가만히 두고 볼일만은 아니다. 독도가 왜 대한민국의 영토인지 국제법 차원에서의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국민들은 더 이상 북처럼 두들겨 맞아온 역사가 자랑스럽지 않다. 차라리 명확한 일본 영토에 ‘한국령’ 글자가 찍힌 지도를 만들어 배포하자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조용히 대처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하는 동안 독도는 벌써 7년 채 일본땅이 되었다. 이제는 방법을 바꾸어야 한다.

 지나치게 흥분하여 일본의 독도 침탈문제를 일부러 국제재판소로 끌고 갈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우리가 진실을 알고 논리적으로 대응할 수는 있어야 한다. 무관심해지는 순간, 독도분쟁은 새로운 논리로 둔갑되어 있을 것이다. 계속 덤비는 놈을 한방에 KO패 시킬 방법을 머리 모아 찾아야 할 때이다.  

<편집국장 김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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