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되는 내년 막대한 예산적자 해결책 일환
마이크 존스턴(Mike Johnston) 시장이 이끄는 덴버시정부가 내년에 예상되는 막대한 예산적자를 해결하기 위한 방책의 일환으로 직원 171명을 해고하고 공석 직위를 없애며 수십개 직위의 비용을 전환할 것이라고 지난 18일 발표했다. 덴버 포스트 등 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인력 감축 조치는 존스턴 시장이 취임후 처음으로 직원들에게 구체적인 감축 규모를 공개한 것이며 지난 5월 그가 해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힌 지 약 3개월만에 나온 것이다. 이번 해고 규모는 일반기금으로 운영되는 시 전체 인력의 2% 미만이다. 시 당국은 또 다른 665개의 공석 직위도 없앴다. 시장실은 조만간 해고 대상자 전원이 통보를 받게 되며 그 후 부서별 세부내역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인력 감축은 내년에 예상되는 2억 달러 규모의 예산적자를 메우기 위한 조치다. 이 적자는 줄어드는 판매세 수입과 증가하는 비용 때문에 발생했으며 시의 비축 기금도 임계 수준에 이르고 있다. 시장실에 따르면 이번 인력 감축과 직위 전환 등으로 약 1억 달러의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현재 일반기금은 약 1만 1,000개의 일자리를 지원하고 있다. 시장실이 공개한 보도자료에서는 정규직과 시간제 해고 인원의 구체적 구분은 밝히지 않았다. 추가로 92개 직위는 다른 재원으로 옮겨 비용을 줄이게 된다. 시장은 올해 초 신규 채용 동결을 단행했으며 그 여파로 많은 직위가 공석으로 남아 있었다.
이번 해고 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적었다. 세부 내용이 나오기 전에는 수백명 이상의 일자리가 위험할 수 있다는 추측이 돌았으나, 높은 공석 비율 덕분에 현직 직원에 대한 충격이 다소 줄었다고 시장실은 밝혔다. 덴버 시정부에서의 대규모 해고는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시 공원·레크리에이션국에서 오래 근무한 간부 스콧 길모어(Scott Gilmore)도 해고 대상에 포함됐다. 그는 “전화 한 통을 받았는데, 요약하면 ‘고맙지만 더 이상 당신이 필요 없다’는 말이었다. 나는 내 인생을 이 도시에 바쳤다”고 말했다. 길모어는 덴버 시의원 스테이시 길모어의 남편으로, 2015년 아내가 처음 선출되기 전부터 13년간 부국장으로 재직했다. 지난해에는 산악 공원 및 특별 프로젝트 부국장으로 임명됐는데, 이는 일반기금이 아닌 다른 재원으로 운영되는 직위다. 시장실 대변인 조던 푸자(Jordan Fuja)는 일부 비용 전환이 특별 수익 기금에 속한 직위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61세인 길모어는 현직에서 은퇴할 계획이었지만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2주 뒤에 딸을 대학에 다시 데려다줘야 하는데, 지금 나는 일자리가 없다. 딸 학비를 어떻게 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길모어가 덴버 포스트에 제공한 문서에 따르면, 그는 해고 대상이 된 공원·레크리에이션국 직원 8명 중 1명이었다. 약 4년전, 전임 시장 마이클 행콕 시절에 길모어와 다른 부국장의 직위는 시장 임명직에서 경력직으로 전환돼 시장 교체와 무관하게 자리를 지킬 수 있었지만, 이번 대규모 해고의 칼날은 피하지 못했다.
스테이시 길모어 시의원은 18일 회의에서 남편의 해고에 대해 언급하며 자신 때문에 남편이 해고된 것 같다고 감정을 드러냈다. 그녀는 존스턴 시정부와 일부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그녀는 “입이 거칠고 시끄러운 아내 때문에 남편이 잘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다른 시의원들도 해고 결정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다가올 예산 심의 과정 전에 시장실이 독단적으로 인사 결정을 내린 데 대해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존스턴 시장은 9월 중순에 2026년도 예산안을 제출할 예정이며 시의회는 예산 심의 후 11월 최종 표결을 진행한다. 플로르 알비드레즈(Flor Alvidrez) 시의원은 “우리가 더 많은 것을 하지 못해 미안하다. 시의회가 이번 문제에 대해 표결할 기회조차 없었고 우리의 목소리도 반영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아만다 산도발(Amanda Sandoval) 시의회 의장은 “어수선하고 어렵지만 조정의 시간이 될 것이다. 우리가 이 상황을 잘 이겨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은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