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버 카운티 퇴거 신청 올해도 기록 경신
덴버는 올해도 퇴거 신청(eviction filing) 건수에서 또다시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고 덴버 NBC 뉴스가 최근 보도했다. 덴버 카운티 법원 자료에 따르면, 올 7월까지 총 9,335건의 퇴거 신청이 접수됐다.
‘커뮤니티 경제 방어 프로젝트’(Community Economic Defense Project)의 정책·홍보 최고책임자 마리사 몰리나(Marissa Molina)는 7월에만 거의 1,400건의 퇴거 신청이 접수돼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월별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2025년 7월 한 달 동안 정확히 1,378건이 접수됐다. 몰리나는 “퇴거 신청이 올해들어서도 꾸준히 증가하는 흐름을 보고 있어 또 다른 기록적인 해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 추세는 지난해 같은 기간(7월까지 9,055건)보다 약 300건이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및 최근 몇 년과 비교하면 이 증가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법원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덴버의 연간 퇴거 신청 건수는 9,261건이었다.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에는 3,910건으로 급감했고 2021년에는 4,879건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2년에는 8,863건으로 급증했으며 2023년에는 1만 2,910건, 2024년에는 1만 5,960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2025년 현재 7월까지의 9,335건은 이미 2020년, 2021년, 2022년의 연간 총 건수를 넘어선 수치다.
몰리나는 “팬데믹 전에는 1년에 약 9천건의 퇴거 신청이 접수됐다. 올해가 이제 절반 조금 넘게 지난 시점에서 이미 9천건을 넘어선 상태”라고 전했다. 주거 옹호 단체들은 이번 증가세의 원인으로, 상승하는 생활비와 정체된 임금 사이의 괴리를 주로 지적하고 있다.
몰리나는 “주거비가 올랐고 가계 필수품 가격도 올랐지만 임금은 그에 맞춰 오르지 않았다. 이 압박은 최저임금 노동자뿐만 아니라, 특히 소득이 고정된 노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임대료가 계속 오르지만 소득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고정 소득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도 이는 큰 어려움이다. 우리는 고정 소득의 노인들이 계속되는 임대료 인상으로 퇴거 위험에 놓이는 사례를 수없이 봐왔다”고 지적했다.
퇴거 위기는 덴버의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다. 그린 밸리 랜치(80249), 웨스트 콜팩스(80204) 일부, 몬텔로(80239) 등 3개의 우편번호 지역이 가장 큰 부담을 안고 있다. 몰리나에 따르면, 이들 지역은 라틴계와 흑인 세입자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다.
퇴거는 단순한 주거 상실을 넘어, 가족과 개인에게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 몰리나는 “누군가 퇴거를 당하면, 이후 상황을 안정시키기가 훨씬 더 어려워져 일종의 악순환이 시작된다”고 전했다.
몰리나는 덴버시와 콜로라도주가 ‘역사적인 수준의’ 주거 투자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여전히 공급을 앞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임대료 지원 프로그램이 존재하긴 하지만, 심각한 제약 속에서 운영된다.
시정부의 프로그램은 종종 단 하루만 신청을 받으며 제한된 기금을 추첨 방식으로 배분한다. 우리가 절실히 필요한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는 있지만, 여전히 시스템에서 놓치고 있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 이런 가운데, 연방정부의 지원 삭감이 현실화되면, 이미 생계를 유지하기 힘든 가정에 추가적인 압박이 가해져 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이은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