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스페인에서 열리는 산 페르민(San Fermin) 축제(6~14일)를 앞두고 또다시 동물학대 논란이 일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페르민 축제는 매년 7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행사로 ‘소몰이 행사(엔시에로·Encierro)’가 대표 이벤트다. 엔시에로는 참가자들이 출발 지점에서 투우장까지의 약 850m를 질주하는 황소 무리를 피해 달리는 스릴 넘치는 이벤트다.
소몰이 행사의 기원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의견이 엇갈리지만, 마드리드 북쪽에 위치한 인구 1만 명의 도시 쿠엘라는 지난 13세기부터 소몰이 축제를 해왔다. 정확한 기원을 떠나서 확실한 것은 스페인 사람들에게 황소몰이 축제는 ‘전통’으로 여겨진다는 점이다. 이 같은 전통 축제에 대해 동물 애호 단체들은 꾸준한 비판을 이어왔다. 특히 동물 애호단체 회원들은 산 페르민 축제가 열리는 스페인 팜플로나시 광장에서 매년 잔혹한 투우 경기를 폐지하는 퍼포먼스 시위를 벌인다.
동물 복지 협회는 소몰이를 “문화와 전통을 가장한 고문”이라고 강하게 비판한다. 이들은 소몰이 행사에서 소들이 구타당하거나, 발로 차이는 것은 물론이며, 굴욕을 당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행사 참가자 중 술 또는 마약에 취한 상태에서 소몰이 행사에 참여해 끔찍한 상처를 입는 경우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소몰이 축제 기간 동안 범죄도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2016년 팜플로나 산 페르민 축제에서 남성 5명이 18세 여성을 집단 성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2018년 재판에서 피해 여성이 물리적 폭력을 입증하지 못해 가해자들이 성적 학대 혐의로만 처벌되는 이른바 ‘울프팩’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스페인의 투우 단체 등은 여전히 황소몰이 축제가 지역의 대표적인 “전통”이라며 이를 폐지하기 위해선 지역 사회의 광범위한 반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소몰이 축제에 대한 논란은 스페인 정치권에서도 민감한 주제로 꼽힌다. 통상 좌파 진영은 황소와 관련한 모든 오락 행위를 단호하게 반대하는 태도를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