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 191구 훼손, 코로나19 정부 지원금 90만 달러 사취 등
시신 약 190구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세간의 비난을 산 장례식장 업주가 또다른 연방 범죄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고 AP 통신과 덴버 지역 언론들이 보도했다.
콜로라도 연방 법원의 니나 왕(Nina Wang) 판사는 지난 6월 27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리턴 투 네이처 장례식장’(Return to Nature Funeral Home)의 소유주 존 홀포드(Jon Hallford)에게 검찰의 구형보다 더 많은 20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홀포드는 시신 훼손과는 별개로, 고객들을 기만하고 약 90만 달러의 코로나19 정부 지원금을 사취하는 등의 전자 통신 수단을 이용한 사기(wire fraud) 공모 혐의로 연방 검찰에 의해 기소됐으며 지난해 유죄를 인정했다. 그는 주 검찰에 의해 기소된 191구의 시신 훼손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를 인정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8월에 열릴 예정이다.
이날 선고 공판에서 연방 검찰은 홀포드에게 징역 15년을, 그의 변호인은 10년형을 각각 요청했다. 그러나 니나 왕 판사는 “이 사건은 평범한 사기 사건이 아니다. 범죄의 정황과 규모, 유족들에게 가한 감정적 피해를 고려해 법정 최대형인 20년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이날 법정에서 홀포드는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자 ‘리턴 투 네이처’를 열었지만, 모든 것이 완전히 통제불능이 됐고 특히 내가 그랬다. 내 행동에 대해 깊이 후회하며 아직도 내 자신을 증오한다”고 말했다.
홀포드와 그의 아내 캐리 홀포드(Carie Hallford)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시신을 은닉하고 유족들에게 가짜 유골을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관들은 2023년에 덴버 남쪽의 펜로즈 타운내 벌레가 들끓는 건물에서 시신들이 포개져 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끔찍한 발견은 많은 유족들에게 고인의 시신이 실제로 화장되지 않았으며 자신들이 간직하거나 뿌렸던 유골이 가짜였다는 사실을 알리는 충격의 시작이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2건의 경우 잘못된 시신이 매장되기도 했다.
많은 유가족들이 이 일로 인해 슬픔의 과정을 망가뜨렸다고 진술했다. 어떤 사람들은 악몽에 시달렸고 또 다른 이들은 죄책감에 시달렸으며 어떤 이는 고인의 영혼이 어디에 있을지 자문하기도 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피해자 중 한 명인 콜튼 스페리(Colton Sperry)라는 소년도 증언에 나섰다. 연단에서 고개를 간신히 내민 그는 자신의 할머니가 2019년에 돌아가셨고 자신에게는 두 번째 어머니 같은 존재였다고 말했다. 그의 할머니 시신은 ‘리턴 투 네이처’ 건물 안에서 4년간 방치됐는데,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스페리는 심각한 우울증에 빠졌다. 그는 부모에게 “나도 죽으면 천국에서 할머니를 만나 다시 이야기할 수 있을 텐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부모는 즉시 그를 병원에 데려갔고 이후 정신 치료와 감정 지원 동물을 통해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스페리는 이날 판사에게 “할머니가 너무 보고 싶어요”라며 눈물을 흘렸다.
연방 검찰은 홀포드 부부가 코로나19 팬데믹 지원금을 사적으로 유용하고 고객들의 비용까지 더해 GMC 유콘(Yukon)과 인피니티 차량(합산 약 12만 달러), 암호화폐 3만1천 달러, 구찌와 티파니앤코 같은 고급 브랜드 제품, 심지어는 레이저 체형 성형 시술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3천마일을 여행해 이날 재판에 참석한 피해자 데릭 존슨(Derrick Johnson)은 판사에게 “내 어머니는 죽음이 썩어가는 바다에 던져졌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마다 어머니가 벌거벗은 채였는지 나무처럼 포개졌는지를 상상한다. 시신들이 비밀리에 썩고 있는 동안, (홀포드 부부는) 살고 웃고 식사를 즐겼다. 내 어머니의 화장 비용은 아마도 칵테일 1잔, 스파 하루, 일등석 비행기 값으로 쓰였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홀포드의 변호사 로라 수로(Laura H. Suelau)는 그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변명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징역 10년형을 요청했다. 15년형을 요청한 연방 검사 팀 네프(Tim Neff)는 시신이 쌓여 있는 건물 내부를 묘사하며 일부 방은 시신이 너무 높이 쌓여 있어 들어갈 수 조차 없었고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은 체액을 피해 판자를 깔고 걸어야 했다고 밝혔다. 이 체액은 결국 퍼내야 했다. 한편, 부인인 캐리 홀포드의 연방 사기와 시신 훼손 혐의에 대한 재판은 9월로 예정돼 있다.
<이은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