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덴버 카운티 법원에 1만 5,960건 접수
덴버에서 퇴거 건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ABC 뉴스가 보도했다. 덴버 카운티 법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법원에 접수된 퇴거 관련 서류는 총 1만 5,960건에 달했다. 이는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많은 수치로, 팬데믹 직후 한동안 낮아졌던 퇴거율이 다시 급상승했음을 보여준다. 덴버 ABC 뉴스는 “임대료가 너무 비싼지, 아니면 임금이 너무 낮은지”라는 질문을 통해 원인 분석에 나섰는데, 전문가들은 양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콜로라도 하우징 커넥츠’(Colorado Housing Connects)의 패트릭 누난 프로그램 디렉터는 “많은 주민들이 단 한 번의 경제적 위기만으로도 임대료를 밀리게 된다. 임대료 상승세는 둔화되거나 하락 추세지만, 임금이 그만큼 오르지 않아 생계가 빠듯한 가구가 여전히 많다”고 설명했다. 덴버시 주택안정국(Department of Housing Stability)의 멜리사 테이트 국장도 퇴거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으며 절차가 복잡하다고 전했다.
테이트는 “퇴거 절차는 임대료 납부 요구서나 계약 준수 요구서로 시작되며, 해결되지 않으면 집주인이 법원에 소송을 접수하게 된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가구의 집기들이 길거리로 나앉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퇴거를 당한 한 싱글맘은 지역 뉴스 인터뷰에서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더라면 밀린 임대료를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누난 디렉터는 “보험료를 비롯한 유지비가 상승하면서 집주인들 또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합리적인 임대료를 유지하면서 임대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누난과 테이트는 세입자와 집주인 간의 갈등을 조기에 해결할 수 있도록 ‘중재’(mediation)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콜로라도 하우징 커넥츠는 무료 중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덴버시 주택안정국도 임대료와 공공요금 체납자들을 위한 긴급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누난 디렉터는 “현 추세가 이어진다면 2025년에는 퇴거 건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며, 정부와 지역사회의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은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