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지의 여왕' 이미자가 66년간 이어온 찬란한 음악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미자는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간), 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이 미자 전통가요 헌정 공연 "맥(脈)을 이음"' 을 개최하고 6천여 명의 팬들과 함께 마지 막 인사를 나눴다. '전통가요의 뿌리' 이미 자는 후배 가수 주현미, 조항조, '미스트롯 3' 진 정서주, '미스터트롯3' 진 김용빈과 함 께 120분 동안 무대를 가득 채우며 전통가 요의 맥을 이어갔다.
66년 가수 인생의 마지막 무대에 오른 이 미자는 안기승 악단의 아코디언 솔로와 함 께 무대에 올라 30주년 기념곡 '노래는 나 의 인생'으로 화려한 포문을 열었다. 후배 가수들과 함께한 오프닝 무대가 끝나자 객 석에서는 우레 같은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 왔다. 이미자는 단단한 뿌리를 가진 나무처 럼 깊은 음색과 흔들림 없는 가창력으로 팬 들의 이목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이어 주현미, 조항조, 정서주, 김용빈은 대선배 이미자를 위한 헌정무대를 선보였 다. 이들은 '아씨', '여자의 일생', '흑산도 아 가씨', '여로', '눈물이 진주라면', '황포돛대', ' 아네모네', '빙점' 등 한국 가요사 그 자체인 이미자의 히트곡을 재해석해 특별한 감성 을 더했다.
공연 중반에는 일제강점기부터 6.25 전쟁 까지 시대의 아픔을 담아낸 전통가요를 조 명하는 무대가 이어졌다. 출연진은 '황성 옛터', '귀국선', '해방된 역마차', '전선야곡', '가거라 삼팔선' 등 시대를 대변한 명곡들 을 통해 한국 전통가요의 가치를 되새겼다.
이미자는 긴 세월 대중의 심금을 울린 주 옥같은 명곡들을 선곡해 팬들에게 잊지 못 할 추억을 선사했다. 데뷔곡 '열아홉 순정' 을 시작으로 '황혼의 부루스', '기러기 아빠' 에 이어 최고의 히트곡 '동백 아가씨'를 특 유의 애절한 목소리로 열창하며 깊은 울림 을 안겼다. 한마디 한마디에 온 진심을 담 은 무대는 '엘레지의 여왕'의 품격을 다시 금 증명했다.
마지막 무대만을 앞둔 이미자는 "66년 동 안 노래하면서 기쁜 일도 많았지만 가슴 아 픈 순간도 많았다. 그동안 꾸준히 사랑해주 신 여러분이 계셨기에 오늘 이 행복한 무 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 다"며 팬들에게 뜨거운 인사를 전했다.
이미자는 후배 가수들과 함께 '섬마을 선 생님'을 합창하며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무대 뒤 화면에는 "이렇게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을 오 래오래 기억하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하 고 사랑합니다"라는 메시지가 흐르며 여운 을 남겼다.
관객들의 기립 박수 속에서 이미자는 여 왕의 왕관을 후배들에게 물려주었고, 주현 미, 조항조, 정서주, 김용빈은 전통가요의 맥을 꿋꿋하게 이어가겠다는 다짐을 전하 며 공연을 마무리했다.
한편, 1959년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한 이 미자는 '섬마을 선생님', '여로', '여자의 일 생', '흑산도 아가씨'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 기며 66년 동안 한국 전통가요의 뿌리를 지켜왔다. 특히 '동백 아가씨'는 음반 판매 량 100만 장 돌파, 35주 연속 인기 차트 1위 라는 진기록을 세우며 시대를 대표하는 국 민가요로 자리매김했다. 2023년에는 대중 음악인 최초로 금관문화훈장을 수훈하며, 한국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