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뒤뜰에 과일 나무를 몇 그루 심었습니다. 정성껏 거름을 주고 물을 주며 키웠더니 3년이 지나자 나무들이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습니다.
그러나 나무에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첫 시련은 꽃이 만발할 때에 눈이 내려서 꽃을 얼게 만들었습니다. 꽃들이 그 시련을 이겨내고 맺은 열매들이 커져 갈 즈음에 우박이 내려서 열매에 상처를 주고 떨어트렸습니다. 그리고 그 혹독한 시련을 이겨내고 생존한 과일이 익어갈 때에는 다람쥐가 와서 익은 것을 골라 먹었습니다.
저는 우리의 신앙생활이 이 과일 나무의 연단과 유사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성도가 신앙이 성장할수록 더 강도 높은 시험을 겪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하나님은 연단을 통해 성도를 성숙하게 하시며, 믿음이 더욱 강해지도록 훈련을 하십니다. 그 과정을 살펴보면, 처음 예수님을 영접하고 말씀을 받으면 믿음이 싹이 나고 자라기 시작합니다. 규칙적인 예배와 말씀공부 그리고 기도라는 물과 거름을 줄 때에 우리의 삶속에 아름다운 은혜의 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신앙의 꽃이 만발할 시기에 불신의 눈이 내려서 우리의 마음을 얼어붙게 만듭니다. 그 불신을 극복하고 믿음의 열매들을 맺을 때에는 경제적 어려움, 건강문제, 인간관계 등 고난의 우박이 내려와 몸과 마음에 상처를 주고 넘어지게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다시 일어나서 위기를 극복하고 평안을 찾게 되면 세상의 유혹과 영적인 교만이 다람쥐와 같이 찾아와서 또 공격을 하게 됩니다. 신앙이 성장할수록 시험도 강해지지만 하나님은 감당할 수 있는 시험만을 허락하십니다(고전10:13).
저는 뒤뜰의 과일나무와 우리의 연약한 모습을 보면서, 극한 고난 중에도 흔들리지 않고 담을 뛰어 넘은 요셉의 무성한 가지를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요셉은 무성한 가지, 샘 곁에 무성한 가지라 그 가지가 담을 넘었도다”(창49:22). 이 말씀은 요셉의 영성, 지성, 인성적 성숙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첫째, 영성의 가지가 담장을 넘었습니다. 요셉은 형들의 시기와 질투로 인해 애급에 노예로 팔려 갔으며,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요셉은 그 최악의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하나님을 의지하며 경외를 했습니다. 그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믿음이 있었기에 보디발 아내의 유혹을 물리칠 수 있었으며, 감옥에서도 성실하게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간수장은 요셉에게 옥중에 있는 죄수들의 관리를 맡겼습니다. 요셉은 감옥에서 하나님이 주신 꿈 해석의 은사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바로의 신하들의 꿈을 해석해 주므로 왕궁에 알려지게 되었고, 바로의 꿈을 해석한 후에는 이집트의 총리가 되었습니다.
요셉은 죄수였으나 바로왕 다음가는 큰 권세를 얻게 되었습니다. 요셉은 개인의 성공을 넘어서 이집트와 온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을 성취하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우리의 신앙도 요셉처럼 한계와 장벽을 넘어서야 합니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담장을 넘기 위해서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최고의 영성은 하나님이 함께 하실 때입니다.
둘째, 지성의 가지가 담장을 넘었습니다. 요셉은 뛰어난 지성과 지혜를 통해 이집트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습니다. 그는 꿈을 해석하는 지혜뿐만 아니라 7년 풍년과 7년 기근을 대비하는 계획과 행정력을 발휘했습니다. 바로와 신하들 앞에서 보여준 요셉의 전략적인 지혜와,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은 이집트와 그의 아버지의 가족을 구원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요셉의 지성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집트의 경계를 넘어서 중동 전 지역에 영향력을 끼쳤습니다. 우리도 하나님의 지혜를 구하며 교육과 훈련을 통해 지성의 가지를 든든하게 키우고 그 가지가 담장 너머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말씀이 주는 지성의 결과는 단순한 지식이나 논리적 사고를 넘어 지혜와 영적 분별력을 갖게 합니다. 잠언 기자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며 거룩한 자를 아는 것이 명철이니라” 고 말씀하셨습니다(잠9:10).
셋째, 인성의 가지가 담장을 넘었습니다. 요셉의 인성은 형제들을 용서하고 사랑하는 모습에서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그는 형들에게 배신을 당했지만 복수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형들을 용서하고 눈물로 화해하며 그들을 기근에서 구원했습니다. 요셉은 자신이 당한 고난을 하나님의 섭리로 받아들였습니다. “당신들이 나를 해하려 했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 많은 백성의 생명을 구원하게 하셨습니다”(창50:20). 이러한 요셉의 인성은 진정한 용서와 사랑을 통해 민족의 담장을 넘어 더 큰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삶이 되었습니다. 우리도 요셉처럼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자로서, 나를 힘들게 했던 사람들을 용서하고 사랑하므로 우리의 인성의 가지가 담장을 넘어 더 넓은 세상으로 뻗어 나갈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용서와 사랑은 인간관계를 깊고 넓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용서를 통해 감정을 다스리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으며, 사랑을 통해 따뜻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더 넓은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요셉의 가지는 담장 안에만 머문 것이 아니라 담장을 넘어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그늘을 제공하고 열매를 공급했습니다. 그것은 그의 영성, 지성, 인성이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성장하였고,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실현하는 축복의 도구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요셉처럼 하나님의 샘 곁에 뿌리를 내리고 끝까지 인내하며 믿음으로 살아갈 때에, 우리의 가지도 담장을 넘어 사회와 선교지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