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마음에 평안을 얻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우리의 삶을 돌아보면 한시도 마음이 편할 날이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 인생살이가 마치 고개를 넘는 것 같습니다. 힘겹게 한 고개 넘고 나면 여지없이 또 다른 고개가 우리 앞에 버티고 서 있습니다. 자녀에 대한 걱정과 돌봄도 끝이 없습니다. 어릴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계속해서 걱정되는 마음 뿐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에 일어나는 갖가지 문제들로 인해서 우리의 심신은 참 고달프기만 합니다. 힘겹고 고달픈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어떻게 마음에 평안을 얻을 수 있을까요?
죄인들의 구원을 이루기 위해서 십자가의 길을 외롭게 걸어가신 예수님의 모습을 보면 우리는 많은 도전과 해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마지막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시면서 참 마음이 외롭고 많이 힘드셨습니다. 십자가를 지시기 전 겟세마네 동산에서 하나님께 마지막으로 기도를 드릴 때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내 마음이 심히 고민하여 죽게 되었다.”라는 표현을 하십니다. 얼마나 마음의 고통이 무거웠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러한 극심한 고통 가운데서도 마음의 평안을 잃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로 오셨지만 인간과 똑같은 성정을 입으셨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
십자가를 지시기 전 다락방에서 유월절을 보내면서 제자들과 나눈 대화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 유언과 같은 말을 남기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십니다. “내가 아버지에게서 나와 세상에 왔고 다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가노라”(요 16:28) 굉장히 짧은 말씀인데 너무나 중요한 말씀을 하고 있습니다. “나는 아버지에게서 나왔다. 내가 이 땅에 온 이유는 십자가를 져서 죄인을 구원하는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 온 것인데 나는 그 길을 걸어가고자 한다. 그리고 나는 삼일 후에 부활해서 다시 하나님 아버지께로 돌아갈 것이다.” 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어디에서 왔으며, 무엇을 하기 위해서 이 땅에 왔으며, 어디로 돌아가는지를 너무나 분명히 아셨습니다. 삶의 기원과 목적과 방향을 너무나 분명히 붙잡고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그 어려운 상황 가운데도 결코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고, 사명을 끝까지 감당하셨고, 마음의 평안을 잃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삶도 이와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어디로부터 왔으며, 나의 사명은 무엇이며,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분명히 알고 그 길을 향해서 흔들림 없는 삶을 살아간다면 어떤 난관과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는 마음에 평안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에 처음 와서 GPS가 없던 시절에 지도를 보고 먼 곳을 여행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운전을 해서 돌아오는데 밤이었습니다. 처음에 이정표를 보고 길을 들어섰는데 한참을 가도 이정표가 다시 나오지 않았습니다. 올 바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잘못 가고 있다면 다시 돌아가야 했습니다. 다시 이정표가 나왔는데 맞는 길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때 마음에 큰 두려움이 밀려 왔습니다. 사실 우리의 삶에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살아가고 있는지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의 길을 걷고 하나님 아버지께로 돌아가는 길 가운데 서 있었기 때문에 십자가 앞에서도 평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예수님처럼 우리가 하나님께로부터 왔고, 하나님 주신 사명을 감당하면서 잠시 이 땅에 살다가,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가야 할 존재인 것을 깨달을 때에 어떤 어려움 앞에서도 마음의 평안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순수한 삶을 살다가 세상을 떠난 천재 시인 천상병은 ‘귀천’ 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 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천상병 시인과 같이 우리가 하늘로 그리고 하나님께로 돌아가야 하는 존재임을 알면 우리는 마음의 욕심을 내려놓게 됩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은 사실 다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입니다. 사실 우리의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내 가족도, 내가 가진 것도, 내 생명도 사실 다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입니다. 그러한 것들은 내 것이 아니었기에 세상을 떠날 때는 다 놓고 가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 진실하게 살아가야 하는 이유는 이 땅의 삶을 마친 후에 우리는 하나님 앞에 서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맡겨 주신 소중한 것들을 하나님의 뜻대로 관리하고 돌보고 살았는지를 다 회계(계산)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의 유언과 같은 말씀은 이렇게 끝을 맺습니다. “이것을 너희에게 이르는 것은 너희로 내 안에서 평안을 누리게 하려 함이라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 (요 16:33)
예수님의 말씀은 ‘내가 환난과 어려움을 다 면하게 해줄께’ 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환난 가운데서도 너희가 내 안에 있으면 내가 너희들과 함께 하겠다.’ 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걱정하지 말고, 평안하라, 담대하라’ 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우리의 삶 가운데는 염려되고 두려운 일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런 일들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삶의 방향이 옳다면, 우리가 예수님과 같은 길을 걸어간다면 예수님께서 그런 사람과 함께 하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예수님의 약속을 붙들고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평안을 잃지 않고 담대하게 살아가시기를 기도합니다.
믿음장로교회
김병수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