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원조(USAID) 조직 대수술 예고

미국의 대외원조 조직인 국제개발처(USAID)가 도널드 트럼프 집권 2기 출범 이후 ‘풍전등화’의 신세에 처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절대적 신임을 받으며 연방 정부 구조조정의 메스를 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잇따라 극단적 수사와 함께 기관의 역할을 부정하고, 대수술을 예고하면서다.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고 있는 머스크는 2일 엑스(X·옛 트위터)에 USAID 관료들이 DOGE의 시스템 접근을 물리적으로 막으려다 정직 처분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게시물을 공유하며 “USAID는 범죄 조직. 이제 죽어야 할 때”라고 썼다. 머스크는 또 X에서 진행된 조니 언스트 상원의원(공화·아이오와) 등과의 라이브 대담에서 USAID를 폐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USAID의 공식 웹사이트는 전날부터 갑자기 다운돼 접속되지 않는 상태다. CNN은 “트럼프가 만든 DOGE가 지출 삭감을 목표로 연방 정부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가운데 최근에 나타난 대립”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통령 취임 당일인 지난달 20일 해외 원조를 전면 중단시켰으며, USAID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정리해고에 착수했다. 트럼프 정부는 USAID를 축소해 국무부 산하로 격하할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 주요 매체들이 1일 보도했다.

USAID는 주로 비정부기구, 외국 정부와 국제기구, 다른 미국 기관에 자금을 주는 형식으로 다른 국가에 인도주의적 및 개발 원조를 제공하면서 미국의 국제 원조를 주관해왔다. 직원이 1만여명이고 연간 예산이 428억 달러로, 1961년 존 F. 케네디 행정부 당시 ‘외국원조법’에 따라 설립된 별도의 독립 부처다.

USAID는 독립부처라는 특성 덕택에 미국과 단교한 이란 등에 대해서도 인도주의적 원조를 제공할 수 있었다. USAID를 지지하는 측에서는 이 기관이 재난 지역을 안정시킴과 동시에 새로운 무역 시장을 개척하는 미국 외교 정책의 필수적인 부문이라고 본다. 
USAID 고위직의 정직 처분에 대해서는 민주당에서도 반발했다. 연방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진 섀힌 의원(뉴햄프셔)은 “적절한 허가를 받지 않은 개인들이 USAID의 기밀 공간과 미국 시민의 개인 정보에 접근했을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하고 전례 없는 일”이라며 “3일 상원이 개회하는 대로 이 문제에 대해 초당파 상원의원 그룹을 소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인 외교위원회 크리스 머피(코네티컷) 의원도 “트럼프는 일방적으로 연방 기관을 폐쇄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이런 가운데, USAID가 DOGE의 활동을 막으려다 실패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2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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