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상승세에 '오바마 열풍' 소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대통령 후보로 새롭게 내세운 미국 민주당의 분위기가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바람을 일으킨 2008년 대선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고 정치전문 매체 더힐이 13일 보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에 따라 대통령 후보로 이달 초 선출된 해리스 부통령은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택한 진보 성향의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함께, 미국 정치 사이클에서 '기운'이 떨어지는 것이 통설인 8월에 돈과 사람을 모으고 있다. 민주당 인사 중에서는 '오바마의 추억'을 거론하는 사람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 재직 경험자로 최근 해리스 캠프에 전략 및 메시지 담당 보좌관으로 합류한 스테파니 커터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오바마의 대선 승리 이후) 15년간 이런 상황은 본 적이 없다"고 썼다. 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2016년 대선 도전에 함께 했던 민주당 전략가 조엘 페인은 "민주당 진영에서 오랜만에 순전히 기쁨으로 가득 찬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며 "에너지 상승 양상은 우리가 오바마 때 경험한 것에 가장 가깝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의 사람들'이 속속 해리스 캠프에 가세하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2008년 대선 선거운동에 동참했던 데이비드 플러프, 그해 첫 경선이었던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오바마의 승리를 도운 미치 스튜어트, 오바마 행정부 때 백악관 공보국장을 맡았던 젠 팔미에리, 오바마의 선거 광고를 담당했던 짐 마르골리스 등이 해리스 진영에 합류해 일하고 있다. 또 해리스 부통령이 최근 유세 때 자주 거론하는 "우리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구호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즐겨 썼던 구호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더힐이 114개 대선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13일 현재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47.8% 대 46.4%로 1.4% 포인트차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111개 여론조사 결과를 집계했을 때 0.3% 포인트 리드하며 처음 역전한 뒤 격차를 더 확대한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대선까지 80여일 앞둔 상황에서 '허니문' 시기를 지나서도 해리스 부통령이 기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달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TV 토론과 향후 정책 제시 등을 통해 '실력'과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12일자 사설을 통해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문제를 지적하는 차원을 넘어서 자신의 정책과 구상 등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