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교회 이두화 담임목사
뙤약볕이 무섭게 내리쬐는 여름, 밖에서의 야외 활동은 사람의 피부를 검게 그을리게 만듭니다. 노출된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그을림의 깊이는 더해질 집니다. 물론 사람마다 정도는 다를 수 있지만 노출된 만큼 변하는 것은 당연하지요. 이렇게 무더운 여름, 아이들이 방학했음을 여지없이 알려주고 실감하도록 하는 행사들이 있습니다. 바로 여름 방학 가운데 이뤄지는 행사들입니다. 각자의 학교에서 하는 썸머스쿨 (Summer School)도 있고, 각종 클럽(Club) 활동들도 있습니다. 이 기간 아이들은 살갗이 타서 까매지긴 하지만 활동적인 모습을 보게 됩니다. 교회도 빠지지 않습니다. 교회에 있어서 여름 사역은 가장 바빠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여름성경학교, 혹은 청소년 수련회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이런 모든 것들이 방학 기간에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이유는 뭘까요? 따분하고 심심한 방학의 기간에 재미를 더하기 위한 것일까요? 아니면 부모의 편의를 잠시 봐주기 위한 것일까요? 아무리 기타 다양한 이유가 있다고 할 지라도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아이들이 방학기간을 중점적으로 노출을 시키려 하는 것입니다. 무엇에 노출시키려 하는 걸까요?
노출(露出)이란 어떤 물체가 또 다른 무엇과 접하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즉, 피부가 빛에 오래 장시간 노출되면 그을림을 겪습니다. 사진에서 렌즈로 들어오는 빛의 양이 많아지면 사진은 밝아지지만, 양이 적을수록 어둡게 나옵니다. 오염수에 오랜 시간 동안 노출된 생물은 생명 활동이 현격히 저하되는 현상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어떤 것에 노출되느냐에 따라 그 결과도 달라진다는 것이지요.
학교에서 하는 활동을 통해서 우리는 아이들이 교육이 쉼이 없이 연결되어 교육되길 원하는 마음 또 다른 교육에 노출하는 것입니다. 또한 여름 성경학교 같은 교회 활동을 통해서 아이들이 신앙에 더 깊은 노출이 되어 신앙의 영향력을 계속 받기를 원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비단 아이들의 삶, 활동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어른들인 우리의 신앙도 똑같습니다. 신앙은 내 삶이 하나님과 접하게 되어 바뀐 삶을 살아가는 것이 신앙생활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나님께 얼마나 노출되어 있는가는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 일례를 이야기해 주는 것이 바로 사사기의 사건입니다. “그 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으므로 사람이 각기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사사기 21:25)
사사기 1~2장은 여호수아의 죽음을 이야기합니다. 여호수아가 살아 있을 때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섬겼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죽음 이후에는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 살았습니다. 왜 그들은 그렇게 살았을까요? 그들은 하나님이 아닌 다른 것에 더 많이 노출되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자기 소견’은 ‘자기강화’와 같은 말입니다. 자기강화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 좋다고 생각하는 것, 그래서 하나님 없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강화해 보기 위한 자신의 선택을 우리는 자기강화라 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관심 있는 것을 찾다 보니 노출되는 것은 온통 자기 능력과 방편과 방법에 치중되어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스스로 강해져야 할 자기 강화의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며 하나님이 강하게 하시는 삶을 살아야 하는 자기 부인의 사람들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삶이 하나님과 많이 접할 수 있는 ‘노출’을 해야 합니다. 다시 여름 사역으로 돌아가 우리는 자녀들이 하나님과 많이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노출을 시킵니다. 사역의 목적도 그러합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하나님께 많이 노출되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이는 부모를 닮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유전적인 영향을 받아 생김새나 외모 체질 성격 등을 닮을 수도 있지만 삶 속에서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자녀들은 부모들에게 노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자녀를 보면 부모가 보이고 부모를 보면 자녀가 보일 때 바로 이때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이와 같이 교회도 목회자를 닮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가는 것을 옆에서 보면서 교회는 영적인 지도자의 환경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사사기에서 여호수아가 살아 있을 때는 여호수아의 영향력 아래 노출되어 있을 때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았던 이스라엘 백성들과는 똑같은 모습입니다.
그러므로 목회자는 주님께 가장 많이 노출되어 있어야 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면 목회자의 영향력 아래 노출된 성도들은 함께 그리스도와 같아지는 일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반드시'라고 하기에는 어려울 수는 있어도 보통 성도를 보면 목회자가 보입니다. 그 반대로 목회자를 보면 성도가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목회자는 성도가 만든다’는 말도 틀린 말은 아니지요. 우리는 지금 어떤 서로를 “어떤 영향을 주고 있습니까?” 이 말은 “어떤 것에 노출되어 있습니까?”와 같은 말입니다.
“우리는 그의 만드신 바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위하여 지으심을 받은 자니 이 일은 하나님이 전에 예비하사 우리로 그 가운데 행하게 하려 하심이니라”(에베소서2:10)
그리스도 안에서 선한 일을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이것으로 인해서 우리는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먼저 주님의 것에 노출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 영향력을 받아 일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목회자, 성도 누구나 자기강화의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기 부인의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누가 먼저 해야 하는가 하는 순서는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주님께 노출되어 있으면 서로를 바꾸고 서로를 세울 수 있는 사람들이 됩니다. 모든 교회가 이러한 삶을 사시기를 축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