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장로교회 김병수 담임목사

   

저는 지난주에  아프리카의 한 국가를 방문했습니다. 제가 섬기는 교회와 덴버제일감리교회가 얼마 전에 그 곳에 성전을 하나 지을 수 있도록 재정적인 후원을 했고 성전 건물이 완공되어 봉헌식(사진)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아프리카의 국가를 방문해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그 나라는 연간 국민소득이  $2000이 되지 않는 가난한 나라였습니다. 많은 곳을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가는 곳마다 살아가는 형편들이 우리 나라의 70년대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모습만큼은 외국인인 우리들에게 적대적이지 않았고 굉장히 순수하게 보였습니다. 동네에 놀고 있는 아이들을 여럿 만나 보았는데 눈이 크고 얼마나 귀여웠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어떤 아이들은 신발도 없이 돌아다니면서 구걸을 해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곳의 아이들에게 꿈과 소망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곳에서 선교를 하고 계시는 선교사님은 선교사로 헌신하면서 모든 것이 가장 열악하고 선교사들이 잘 가지 않는 그 나라를 일부러 선택해서 그곳에 왔다고 합니다.  그 나라를 가슴에 품고 그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복음과 희망과 생명을 심는 사역을 20년 가까이 하고 있었습니다. 선교사님 부부는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고, 독서 교실을 운영하고, 가난한 아이들에게 밥을 먹이고, 마을을 방문해서 사람들을 심방하고 복음을 전하고, 성경을 가르치고 함께 예배를 하는 사역 등등을 너무나 열심히 감당하고 있었습니다. 그 척박한 땅에서 하나님의 마음을 가지고 그 곳 사람들을 섬기는 너무나 아름다운 사역이었습니다.  생활 환경이 너무나 열악한 그 곳에서 어떻게 그런 사역들을 그렇게 열심히 감당할 수 있을까요?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이 아니면 그런 일이 가능하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교사님의 이와 같은 헌신에 감동이 되어 짧은 기간이었지만 저를 포함해서 덴버에서 방문한 다섯명의 성도들이 열심히 선교사님이 하는 일을 도와주고 왔습니다. 막상 성전 봉헌식을 가질려고 하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선교사님이 그 동안 제한된 재정을 가지고 건축 인부들을 사서 직접 성전을 짓고 있었습니다. 그곳은 더운 열대 지방이기도 하고, 인부들도 구하기 힘들었습니다. 자재도 좋지 않았습니다. 건축 일이 모든 면에서 힘들었습니다. 교회 주변에는 건축 쓰레기와 치워야 할 것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다섯 명의 성도들이 일을 하는데 일을 시작하자 마자 땀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 간 다섯 명의 성도들은 아무런 불평도 하지 않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마무리되지 못한 여러 건축 일들을 도와주고 왔습니다.  삼일에 걸쳐서 많은 일들을 하고 왔습니다. 다섯 명의 남자들이 힘을 합하니 못할 일이 없어 보였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일하는 속도에 거기에 있는 인부들도 놀라운 표정이었습니다. 그렇게 삼일 동안 일을 하자 교회 주변 환경이 너무나 깔끔하게 정리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일을 하면서 힘든 표정들이었는데, 다섯 명의 남자들의 얼굴에도 환한 미소가 번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의 성전을 세우는 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니 보람이 있었고 감사하는 마음이 생겨났습니다. 건축 일이 끝나고 난 다음에는 마을을 방문하는 사역에 함께 참여해서 가정들을 심방하고 아픈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해주었습니다.

    그렇게 삼일을 지내는 동안 마침내 성전 봉헌식을 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감격적인 성전 봉헌식을 가졌습니다.  그곳에 있는 성도들을 초청하고, 지인들을 초청하고, 건축에 참여했던 분들을 초청하고, 주일학교 아이들도 참석하고, 여러 사람들을 초청해서 그 동안 성전을 지을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예배를 드렸습니다. 봉헌 예배를 드리는 가운데 이 곳에 세워진 성전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께 나와서 예배를 드리고, 하나님을 만나고, 사람들이 구원받고, 하나님 나라에 대한 새로운 꿈과 희망을 가지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 드렸습니다.   성전 봉헌식을 마치고 난 다음에는 현판식과 테이프 커팅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그리고 기념 촬영을 했는데 한국에서 간 사람들과 그곳 아프리카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서 서로 웃으면서 사진을 찍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곳 사람들은 영어를 잘하지 못했습니다. 비록 말은 제대로 통하지 않았지만 서로를 축복하는 마음과 마음이 통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큼은 분명했습니다. 

    이제 모든 일정을 다 마무리하고 떠날 순간이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사역을 다 마치고 선교사님 부부와 작별을 하는데 여러 가지 감정이 떠올랐습니다. 그곳에서 사역을 잘 마치게 해주신 것에 대한 감사함, 사역을 감당한 보람, 그 곳을 떠날 수 있다는 안도감, 집으로 돌아간다는 기대, 그리고 동시에 그 곳에 남겨진 선교사님에 대한 미안한 마음 등등이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곳에 남겨진 선교사님 부부는 내일 또다시 이 메마른 땅에 하나님의 복음과 생명과 사랑을 심는 사역을 계속해서 감당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덴버로 돌아가는 우리들도 우리의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복음과 생명과 사랑을 심는 사역을 감당해야 합니다. 우리가 어디에 사는지, 얼마나 편안하게 사는지, 얼마나 부유하게 사는지보다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지,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언젠가 우리의 삶을 마감하고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삶을 평가받아야 할 자들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분들이 어느 곳에서나 생명과 사랑과 복음을 심는 삶을 살아가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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