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최근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여전한 가운데 성장은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 속 경기후퇴)에 대한 우려가 되살아나고 있다. 미 폭스비즈니스는 29일 미 월가 일각에서 최근의 경제 지표를 바탕으로 이러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1∼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모두 시장 전망치를 웃돈 데 이어, 또 다른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1분기에 3.4% 상승해 작년 1분기(4.2%) 이후 최대 상승률을 보였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연율 1.6%를 기록, 시장 예상치(2.4%)를 밑돈 것은 물론 2년 만에 가장 낮게 나왔다.

    CIBC프라이빗웰스의 데이비드 도나베디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예상보다 성장이 둔화하고 인플레이션은 높은 최악의 지표가 발표됐다고 봤다. 그러면서 "가장 큰 차질은 근원 인플레이션(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이 올라갔고, 특히 서비스 분야에서 연율 5%를 넘었다"고 평가했다. 1분기 근원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3.7%로 시장 예상치 3.4%를 상회한 바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기 시작한 2022년 이후 1970년대 말∼1980년대 초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을 우려해왔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은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해에는 성장이 견조한 가운데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면서 연착륙 기대감이 커졌지만, 최근 지표 발표로 시장 분위기가 다시 바뀌고 있다. 미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전에 봤을 때보다 더 1970년대와 비슷해 보여 우려된다"고 23일 밝힌 바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인플레이션 진정세가 정체된 상황과 관련해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시장의 올해 기준금리 인하 기대도 연초 6회 이상에서 1∼2회로 내려갔고 동결 가능성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다만 아직 고용과 소비가 여전히 탄탄한 만큼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기는 이르다는 견해도 있다. 코메리카의 빌 애덤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소득과 소비 성장세는 탄탄했다"면서 "1분기 GDP 성장률 둔화가 스태그플레이션 신호가 아니라고 다소 안심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투자회사 레이먼드 제임스의 에우제니오 알레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는 잘 돌아가고 있다. 물가는 예상치를 벗어나긴 했지만 많이 오른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