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 더비전교회 공동담임목사

    우리는 ‘세상’이라는 곳에서 살아갑니다. 우리가 발을 붙이고 살아가는 곳이지요. 그런데 이 세상은 우리 믿는 성도들의 영적 싸움터 이기도 합니다. 성경은  세상에 관하여 이렇게 언급합니다. “간음한 여인들아 세상과 벗된 것이 하나님과 원수 됨을 알지 못하느냐 그런즉 누구든지 세상과 벗이 되고자 하는 자는 스스로 하나님과 원수 되는 것이니라”(야고보서4:4). 이 구절에서 성경은 ‘세상과 하나님’, ‘벗과 원수’를 대조시킵니다. 우리는 세상을 떠나서 살 수 없습니다. 세상 속에서 삽니다. 그래서 성도는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들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세상 속에서 살지만 그 세상에 속해있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살기는 세상 나라에서 살지만, 소속은 분명히 하나님 나라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세상에 속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하나님 나라 시민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도 제자들을 위해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내가 세상에 속하지 아니함 같이 그들도 세상에 속하지 아니하였사옵나이다”(요한복음 17:16) 

    그런데 우리가 세상과 벗하면 하나님과 원수가 됩니다. ‘세상과 벗’한다는 의미가 뭘까요? 세상 속에는 하나님을 대적하게 만드는 ‘가치관’이 있고 ‘시스템’이 있습니다. 바로 그 ‘가치’를 추구하고, 그 ‘시스템’을 따라 살아가는 것이 ‘세상과 벗’하는 것입니다. 우리 속담에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있듯이 세상과 친구하면 세상 풍조(the way of the world)를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과 벗하면 왜 ‘하나님과 원수’가 될까요? 그것은 세상이 추구하는 가치 때문이고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시스템에 갇혀 살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가 무엇인줄 아십니까? ‘하나님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입니다. 세상에는 하나님 없이도 인생을 즐길 거리들이 널려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떠나서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점점 자신 혼자서도 행복해 질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울타리들을 겹겹이 둘러치고 살아갑니다. 하나님의 도움 없이도 인간의 힘으로 돈의 힘으로 과학의 힘으로 못 이룰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이미 돈과 과학이라는 시스템에 일상을 맞기고 살아갑니다. 그러므로 이 가치를 추구하는 한, 이 거대한 시스템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 우리는 세상의 벗이 될 수밖에 없고, 내 인생의 한 복판에서 하나님을 추방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하나님과 원수가 되는 것입니다. 새번역 성경은 이 부분을 이렇게 번역했습니다. “세상과 벗함이 하나님과 등지는 일임을 알지 못합니까?”

    또한 우리가 세상과 벗하면 성령님이 질투하십니다. 성경이 이렇게 말씀합니다. “너희는 하나님이 우리 속에 거하게 하신 성령이 시기하기까지 사모한다 하신 말씀을 헛된 줄로 생각하느냐”(야고보서4:5). 이 표현은 하나님과 성도와의 관계를 ‘남편과 아내’의 관계에 빗대어 결혼관계로 묘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앞에서 언급한 야고보서 4:4절에서는 세상과 벗하고 살아가는 사람을 대뜸 ‘간음한 여인’이라고 부릅니다. 구약에서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나타낼 때‘질투하는 하나님’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하나님의 질투는 자기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극진한 사랑의 또 다른 표현입니다. 내 아내가 내가 아닌 다른 남자에게 관심을 가질 때, 내 남편이 내가 아닌 다른 여자에게 관심을 가질 때 격렬한 질투심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사랑하는 것이 아닐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등지고 세상과 짝하고, 하나님보다 세상을 더 좋아하고, 하나님 나라의 길이 아닌 세상 나라의 길을 갈 때, 내 안에 계신 성령님은 시기하시기까지 나를 사모하십니다. 격렬한 질투심을 발산하시며 나를 사랑하십니다. 이 하나님의 사랑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 사랑을 기억할 때 세상을 사랑하던 발걸음을 돌이켜 하나님께로 향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또 다른 하나의 싸움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과 벗 할 것인가, 세상과 벗 할 것인가?’의 싸움입니다. 나의 삶 속에서 하나님과 등지게 만들고, 하나님을 추방하게 만드는 그 어떤 세상의 가치관에 대해서도, 세상적인 시스템들에 대해서도 저항할 줄 알아야 합니다. ‘좋은 게 좋은 거지’하는 식으로 예수 믿는 사람으로서의 자존심도 버리고, 세상이 던져 주는 것들 주어 담기 위해 세상 앞에 굽실 거리는 못난 사람으로 살지 마십시오. 그렇다고 세상을 등지고 산속으로 들어가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을 사랑해야 합니다. 그 세상을 사랑함이 예수 믿는 사람으로서의 양심도, 자존심도, 가치관도 버린 채 세상과 짝짝꿍이 된 사랑을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랑은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신 것 같은 사랑을 말합니다. 세상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한 사랑 말입니다. 그들을 부러워하는 사랑이 아니라 그들을 불쌍히 여기는 사랑을 말합니다. 세상과 벗 되는 것을 거부하십시오! 세상에 끌려가지 마십시오! 세상이 주는 미끼에 이리저리 끌려 다니지 마십시오. 세상에 대하여 당당히 ‘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을 등지고 세상과 벗하며 인생을 행복하게 살 사람은 없습니다. 이것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