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한인사회에서 유일한 주간신문으로 자리잡은 주간포커스가 텍사스 달라스에 지사를 오픈한다. 18년 전 주간포커스를 창간하면서 품었던 프랜차이즈의 꿈이 드디어 이루어지는 듯하다. 애초 콜로라도, 덴버, 오로라 등의 지역 이름에 국한되지 않게 ‘포커스’라는 제호를 지은 것은 중앙일보와 한국일보처럼, 전국을 대상으로 한 주간신문 프랜차이즈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포커스(Focus)는 미국에 살면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영어단어 중 하나이기도 했다. 또, 주간포커스와 더불어 중앙일보사까지 달라스에서 오픈이 결정되었다. 이로써 필자는 콜로라도와 텍사스, 두 개 주에서 주간포커스와 중앙일보사의 발행인으로 지역 언론을 이끌게 되었다. 특히 중앙일보의 경우는 한국의 최대 일간지로서, 한국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인지도와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다. 이런 중앙일보사가 한 명의 발행인에게 두 개의 주에서 신문사를 운영하게끔 허가하는 일은 극히 드문 경우이다. 그래서 달라스 창간호를 준비하면서부터 그 책임의 무게가 막중하게 다가온다.
달라스 지사 오픈을 결정한 것은 지난 1월이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주변에서 달라스로 이주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지만, 지사 오픈은 생각지도 않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달라스로 이주한 한 지인과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한국의 대표 기업인 삼성의 적극적 진출, 매일매일 뜨는 한국 직항노선, 그리고 세금 덜내는 비즈니스 정책, 물 밀듯이 몰려드는 한국사람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다. 유동인구까지 포함하면 약 15만 명에 이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달라스가 LA, 뉴욕 다음으로, 아틀란타를 제치고 미주내 세번째 큰 한인사회 규모를 가지게 되었고, 조만간 제2의 LA 가 될 것이라는데 이구동성으로 찬성했다. 그날 저녁 필자는 마음을 정했다. 더 늙기전에, 20여년 동안 품어왔던 꿈을 펼쳐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곧바로 미주 중앙일보 본사 사장 및 임원진과의 미팅을 가졌고, 오랫동안 예정되어 있던 스페인 여행을 다녀온 직후 바로 달라스로 향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달라스 땅을 밟았다. 달라스는 경유지라도 거쳐본 적이 없는 곳이었다. 캐롤톤에 위치한 한인 타운은 예상보다 훨씬 깨끗하고 활기찼다. 달라스를 처음 방문한 그날, 사무실과 집을 모두 계약하고 덴버로 돌아왔다.
5월 창간을 앞두고, 지난 한달 동안 거의 매주 달라스를 다녀왔다. 회사 등록, 사무실 인스펙션, 간판 주문, 보험 가입, 사무실 집기 주문, 시장조사, 직원 인터뷰 등 많은 일들을 해야 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직원 인터뷰였다. 손색없는 인재들이 대거 이력서를 제출했다. 1년 내내 기자와 디자이너를 구한다는 광고를 냈지만, 한 명의 이력서도 받지 못했던 콜로라도와는 완전 딴판이었다. 한국어와 영어에 능통하고, 해당 부서에서 필요로하는 이력보다 더 넘치는 경력을 갖춘 인재들이 이렇게 많은 줄 미처 몰랐다. 3일에 걸쳐 인터뷰를 했는데, 모두와 함께 일하고 싶을 정도로 재능있는 친구들이었다. 한국간 직항 노선이 있다 보니, 한국의 고급 인력의 접근성이 높고, 타주보다 텍스면에서도 이득이 많아, 참신한 창업 아이디어를 가진 유능한 젊은이들도 많아 보였다. 20년 넘게 덴버에서만 있다보니, 이렇게 큰 도시에서의 경험은 참신하게 다가왔다.
달라스를 찾은 첫 날 몇 분의 단체장을 만났다. 그리고 비즈니스 하는 분들도 여럿 만날 기회가 있었다. 모두 새로운 신문사가 들어오는 것에 대해 대환영의 뜻을 전했다. 낯선 곳에서 받은 뜻밖의 환대였기에 희망도 두 배가 되었다. 심지어 한 분은 박수까지 치며 새로운 신문사의 입장(入場)을 반겼다. 주간포커스를 처음 발행했을 때 콜로라도 한인사회에는 10개정도의 신문과 잡지가 있었다. 적은 한인 인구수에 비해 우후죽순처럼 난립한 신문사였고, 여기에 한 개를 더한다고 하니 반길 사람이 없는 것은 당연했다. 주간포커스를 발행하면서 집도, 차도 뺏기고, 매주 인쇄비 내는 것도 벅찼다. 이처럼 기억하기도 싫을 정도로 경제적으로 힘든 시절이었지만, 그보다도 더 힘들었던 것은 또하나의 신문 존재를 반기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였던 것 같다. 매주마다 포커스를 기다리고 반기는 분위기는 수 년이 지나서야 정착되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는 포커스와 중앙일보의 등장을 시작부터 반기니, 조짐이 좋아 보인다.
주간포커스와 중앙일보의 달라스 지사 오픈은 콜로라도의 한인사회에도 틀림없이 도움이 될 것이다. 요즘 동네에서 텍사스 번호판을 단 차들이 부쩍 늘었다. 그리고 달라스로 이주하는 콜로라도 한인들도 많아졌다. 이들이 낯선 곳에서 지역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한인마트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신문을 보는 것이다. 그래서 주간포커스와 덴버 중앙일보는 현재 나가고 있는 콜로라도의 부동산과 식당, 마트, 은행 등 생활필수 업종의 광고를 텍사스 판에도 같이 게재해 두 주(State) 사이에 활발한 경제 교류를 이끌어낼 것이다.
주간포커스의 본사는 콜로라도이다. 비록 콜로라도가 텍사스보다 한인사회의 규모는 작지만, 그래도 주간포커스의 본사가 콜로라도라는 사실은 변할 수 없다. 주간포커스는 콜로라도 한인 언론 최초로 타주에 지사를 오픈하는 신문사가 되었고, 전국에서도 언론의 형태를 갖춘 주간신문의 지사 설립건은 손에 꼽힌다. 그간 제호만 빌려주고, 발행을 안하거나, 하더라도 부수가 적고, 신문의 형태가 아니고 대부분이 잡지나 정보지 형태로 몇 년 나오다가 문을 닫은 경우가 허다했다.
콜로라도가 본사인 주간포커스, 콜로라도 한인사회의 자랑으로 더 굳건히 성장하겠다. 꿈을 향해 다시한번 신발끈을 묶고 있는 주간포커스와 중앙일보를 위해 콜로라도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응원을 당부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