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비전교회 이동훈 공동 담임목사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대로 실천하며 사는 사람이 성숙한 신앙인격의 사람입니다. 말씀을 듣기만하고 실천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을 속이는 사람이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모르고, 즉 자신을 잃어버리고 사는 사람입니다. 신약 성경 야고보서는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일을 ‘경건’의 문제와 연결시켜 언급하고 있는데, 한마디로 ‘무가치한 경건’과 ‘참된 경건’이 무엇인지를 교훈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언급하고 있는 ‘경건’은 종교적인 제반 행위들, 즉 기도, 금식, 헌금, 예배, 구제 등으로 표현된 종교성을 의미합니다. 오늘 우리들의 신앙생활 속에도 있는 것들이고, 우리들도 이러한 행위들을 통해 나의 종교심, 곧 ‘경건’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경건’에도 ‘진짜’가 있고 ‘가짜’가 있다는 것입니다. 진짜 경건과 가짜 경건은 어떻게 무엇으로 판명되는 것일까요? 야고보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누구든지 스스로 경건하다 생각하며 자기 혀를 재갈 물리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을 속이면 이 사람의 경건은 헛것이라”(야고보서1:26) ‘이 사람의 경건은 헛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헛것’ 즉 무의미하고 무가치한 경건이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의 경건을 말하는 것입니까?

    먼저 자기 스스로 자기 경건을 평가하는 사람입니다. ‘스스로 경건하다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우리 주님은 기도를 통해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경건의 행위를 자랑하는 바리새인보다, 감히 하나님을 향해 얼굴도 들지 못하고 자기 가슴을 치며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라고 기도하는 한 세리의 기도를 의롭다고 인정하셨습니다. 스스로 ‘나는 경건한 사람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자기 입으로 자기 자신의 경건을 언급하는 순간 그 사람의 경건은 가짜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또한 헛된 경건의 사람일 가능성이 많은 사람은 말에 대한 통제력을 갖지 않은 사람입니다. ‘혀를 재갈 물리지 아니한’ 사람입니다. ‘자기 혀를 재갈 물린다.’는 의미는 말(언어)을 절제할 줄 안다는 말입니다. 이런 사람은 말을 아낄 줄 알고,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가릴 줄 압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겉으로 보이는 신앙생활의 모습은 참 경건스러운 것 같은데, 말이 빠르고, 말이 많고,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의 경건의 모습은 가짜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의 말은 그 사람의 내면적인 인격의 표출이기 때문입니다. 말 한마디를 조심하지 못하고 입술을 함부로 놀리는 사람의 경건은 헛것입니다. 사람의 인격이 말 한마디로 망가집니다. 절제되지 않은 말 한마디가 가정을 파괴하고 교회 공동체를 망가트립니다. 모름지기 한 사람의 경건이 말 한마디로 세워지기도 하고 파괴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잠언을 기록한 솔로몬은 ‘사람의 죽고 사는 것이 혀의 힘에 달렸다.’고 말할 정도로 말 한마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헛된 경건의 사람일 가능성이 많은 사람은 자기를 속이는 사람입니다. “너희는 말씀을 행하는 자가 되고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자가 되지 말라”(야고보서1:22) 어떤 사람입니까? 말씀을 듣기만 하고 행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말씀을 지식적으로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이, 자신이 믿음이 있는 사람인 것으로 착각하며 살게 할 수 있습니다. 그 지식에 내가 속아 넘어가는 것입니다. 절대로 말씀을 많이 들어서 그 말씀의 지식으로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고 해서 그 사실이 내가 믿음의 사람인 것을 보장해 주지 못합니다. 속지 마세요. 진정 믿음의 사람은 말씀을 듣기만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실천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자신을 속이고 자신에게 속아 넘어가는 사람만큼 불쌍한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바리새인의 경건은 가짜였습니다. 오히려 세리의 경건이 진짜였습니다. 자기 마음을 속이는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벌거벗겨진 자신의 내면의 모습을 솔직하고 용기 있게 바라보지 못하고 의도적으로 외면해 버리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 본래의 모습 앞에 직면하지 못하는 사람은 변장한 모습으로, 가면을 쓴 모습으로 자신을 나태 낼 가능성이 많습니다. 자기 마음을 속여 버릇하는 사람은 하나님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내가 가짜 경건의 가면을 쓰고 나타나면 하나님도 속아 넘어가실까요? 결코 그럴 수 없습니다. 하나님 앞에서는 그 어떤 것도 숨길 수 없습니다. 다 드러나고 다 보입니다.

    하나님 앞에 죄 짓고 하나님이 두려워 나무 뒤에 숨었던 아담을 하나님은 다 보고 계셨습니다. ‘아담아, 네가 어디 있느냐?’ 하나님이 아담을 찾으십니다. 오늘도 그 알량한 가짜 경건 뒤에 숨어있는 나를 찾으십니다. 하나님의 불꽃 같은 눈앞에 그 어떤 것도 숨길 수 없음을 알고 찾으시면 ‘내가 여기 있습니다.’하고 세리처럼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하나님 앞에 내어 놓고 가슴을 치며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다윗처럼 ‘내 입술에 파수꾼을 세워 주세요.’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헛된 경건의 탈을 벗겨 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이 가면을 벗겨 내고 그 가면 뒤에 숨겨져 있던 내 본래의 모습을 용기 있게 대면하기 시작할 때 우리는 성숙한 신앙생활의 길로 한 발짝 내디딜 수 있습니다. 성숙한 신앙생활의 여행을 지금 시작해 보시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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