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지 때문에 … 연방정부, 러시아 경제 제재 강화

     미국 정부의 러시아산 제품 수입금지 조치로 인해 미주 한인들도 애용하는 한국 명란젓과 창란젓 등의 미국 수출이 중단된다. 22일 한국 KBS-TV 등 언론보도들에 따르면 미국의 러시아산 수산물 및 가공품 수입 금지로 이달 하순부터 한국산 명란젓과 창란젓, 홍태채, 명태 등의 미국 수출길이 막힌다. 연방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유로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강화하면서 러시아산 수산물은 물론 러시아 수산물을 재료로 사용하는 가공제품까지 수입 금지 조치를 확대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미국에서 수입하는 한국 명태 제품의 원재료 90% 이상이 러시아 산인만큼 러시아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대체 재료를 찾기 조차 힘들 전망이다. 이들 제품들을 수출하는 한국 수산업체들은 이번 금수조치로 미주한인 250만명 규모의 시장을 갑자기 잃게 됐다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2월 22일 러시아 수산물 가공품 수입을 금지하는 행정 조치를 내렸으며 두 달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 기존의 직접 수입 금지 뿐만 아니라, 한국 등 제3국에서 가공된 러시아산 수산물도 수입 금지 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한국은 러시아산 명태를 수입해 주로 동해안 지역에서 황태채, 명란젓갈, 창란젓갈 등으로 가공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이번 수입금지 대상에 포함되는 러시아산 수산물은 명태, 연어, 대구, 게 등 모두 4가지이다. 러시아 침공 전 계약된 물품은 2024년 2월 21일까지 만 수입이 가능하다. 이중 특히 명태는 생산량과 가격문제로 대체하기도 어렵다는 것이 식품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 한인마트 관계자는 “아직은 재고분 여유가 충분해 당분간 소비자들의 불편함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실제로 수입금지가 내려진 이후 재고가 소진될 경우 대체 상품 수입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적한대로 황태 외에도 연어와 대구, 게 등 러시아에서 나온 모든 수산물이 미국의 수입 규제 대상이란 점이다. 속초와 강릉, 포항, 울산, 부산 등 동해안의 많은 지역이 러시아에서 수입되는 명태와 그 부산물로 여러 제품을 만들면서 나름대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대표적인게 명란젓, 창란젓 젓갈 종류이다. 한국에서 만든 질 좋은 젓갈도 미국에 많이 수출되고 있다. 그 외에 햄버거에 들어가는 '휘시버거 패티'도 명태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미국 수출 중단의 파장이 한국 내 수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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