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주권을 모두 인정하자는 '두 국가 해법'을 앞세워 이스라엘을 압박하고 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22일(현지시간) "군사적 수단만으로는 평화와 안정을 구축할 수 없다"며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에 대한 '두 국가 해법'을 거듭 주장했다.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보렐 대표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교장관 회의에 앞서 "우리가 원하는 건 두 국가 해법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보렐 대표는 가자지구의 항구적 평화를 위한 유일한 방법은 두 국가 해법을 "외부로부터 도입하는 것"이라며 국제회의를 포함한 "포괄적 접근방식"을 회원국 외무장관들에게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이 하마스를 뿌리 뽑는 대신 보복 공격으로 "여러 세대에 증오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며 양측이 평화 프로세스를 더욱 구체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럽 각국 외무장관도 두 국가 해법과 즉각 휴전, 인질 석방을 주장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두 국가 해법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그런 해법을 듣고 싶지 않다는 사람들은 모두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테판 세주르네 프랑스 외무장관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신속한 휴전, 정치적 차원에서는 두 국가 해법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가자지구와 팔레스타인 영토에 우리 국민 세 명이 억류된 상황에서 인질 석방은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르단강 서안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폭력적인 행위를 하는 이스라엘 정착촌 주민에 대한 EU 차원의 제재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마이클 마틴 아일랜드 외무장관도 "중동 상황과 관련해 재차 강력하게 압박하고 휴전과 인도적 지원을 위한 자유로운 접근을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EU는 이날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이집트 외무장관과 아랍연맹 사무총장을 브뤼셀로 초청해 연쇄 회담을 하고 가자지구 종전과 평화 정착 방안을 논의했다. 두 국가 해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자 정부를 세워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안이다. 1993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오슬로 협정으로 확립됐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최근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반대한다며 두 국가 해법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완강한 입장을 밝혔다.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무장관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며 "그들은 국제사회 전체의 요구를 거스르고 있다"며 "이 비참함에서 벗어나는 길은 두 국가 해법뿐"이라고 말했다.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도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이스라엘과 수교와 가자지구의 재건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이스라엘의 결단을 촉구했다. 리야드 알말리키 PA 외무장관은 가자지구가 통제 불능 상태라며 EU가 휴전을 촉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팔레스타인의 국가로서 지위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대신 인질 사진을 들어 보이며 이스라엘의 목표는 "인질을 되찾고 이스라엘 국민의 안전을 되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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