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장로교회 김병수 담임목사

       저는 가끔씩 탈북자들이 나오는 유튜브 방송을 보고 많은 것을 깨닫습니다. 북한은 경제, 인권, 정치, 문화 등에서 한국을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한국이 북한을 앞섰다는 자부심보다는 한 동족인 북한이 왜 저런 나라가 되어야만 하나 라는 안타까움이 밀려옵니다.  또 가난과 억압 가운데 사는 북한 주민들이 하루 속히 해방되기를 간절히 기도하게 됩니다.  한 탈북자에게 인터뷰하는 분이 물어보았습니다. “한국에 와서 제일 좋은 것이 무엇입니까?” 이 분이 대답하기를 “한국에 와서 제일 좋은 것은 내가 내 손으로 땀 흘려서 일해서 일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무슨 일이든지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고 여권을 가지고 있으면 어디든지 자유롭게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분은 16살에 북한 군대에 입대를 해서 17년간 군복무를 했다고 합니다. 자기의 청춘을 다 바쳤습니다. 그런데 북한 군인에게는 월급도 휴가도 없다고 합니다. 그렇게 17년간 뼈빠지게 나라를 위해서 군복무를 했음에도 제대를 하면서 받은 것이 쌀 10kg과 술 한 병 그리고 북한 노동당 당원증이었다고 합니다. 그 쌀과 술도 국가에서 준 것이 아니고 부대의 창고장이 제대를 한다고 하니 내어준 것이라고 합니다. 이 분은 한국에 와서 국정원 조사와 하나원 교육을 마치고 나서 바로 직장에 취직을 했습니다. 그리고 첫 달 월급으로 150만원을 받았습니다. 월급을 받으니 꿈만 같았다고 합니다. 은행 통장에 입금해 준 150 만원을 만원짜리로 다 찾아서 방바닥에 펼쳐 놓고 어머니와 함께 파티를 했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너무 기뻐서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듣고나서 우리가 일을 하고 대가를 받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고 너무나 소중하고 감사한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더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분의 어머니는 한국에 와서 삶은 계란을 잘 못 드셨다고 합니다.  북한에서는 계란이 아주 귀해서 생일날에도 하나 먹을까 말까 하답니다. 평소에 계란 하나 마음 놓고 못 먹고 돌아가신 남편을 생각하면서 눈물이 아른거려 한국에서도 계란을 잘 못 드셨다고 합니다. 이 분이 또 말하기를 “한국에 와서 한국 젊은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김일성과 김정일을 위해서 내가 내 청춘을 다 바친 것이 제일 억울합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들으면서 세상에서 제일 억울한 일이 내가 원하지도 않았는데 누군가의 종으로 사는 일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가 대하는 식탁을 돌아 보았습니다. 저희 교회에서는 성탄절을 맞아 각 자 음식을 가지고 와서 파틀락으로 식사를 했습니다. 음식이 너무나 풍성했습니다. “세상에서 어떤 사람은 배고파서 죽는데, 다른 곳에서는 이렇게 풍성한 음식을 먹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감사히 식사를 하면서도 한편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세상에서 어떤 사람은 굶주림과 억압의 종으로 살아가고, 어떤 사람들은 풍요와 자유를 누리면서 살아가지만 감사의 마음을 잃고 산다면 그들 역시 자기 탐욕과 이기심의 종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경우이든 종으로 살지 않아야 되겠습니다.  성탄절에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이 땅에 작은 아기의 모습으로 겸손하게 내려오신 것은 이 세상에서 억압의 종으로, 가난의 종으로, 이기심의 종으로, 탐욕의 종으로, 미움의 종으로, 죄의 종으로, 죽음의 종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을 구원하시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그 분은 하나님의 아들이셨지만 하나님의 영광의 지위를 내려놓고 겸손하게 인간의 모습으로 오셨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세상 사람들의 죄를 지고 십자가에 돌아가셨습니다. 그럴 때에 하나님은 예수님을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게 하심으로 온 세상의 구주가 되게 하셨습니다. 어떤 경우이든 우리가 허무한 것들의 종으로 살아가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 세상에는 온통 우리를 종 되게 하는 일들로 가득합니다. 가난의 종이 지긋지긋해서 가난에서 벗어났더니, 가난을 벗어난 것으로만 만족할 수 없어, 성공을 이루어야 했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성공을 이루었더니, 교만과 자아도취와 자기자랑의 종이 되는 식입니다.  그래서 신약성경 갈라디아서 5:1은 말씀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건하게 서

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 ” 

   

    이 세상에 있는 것들은 온통 우리를 종으로 삼고자 합니다. 우리가 사람이든, 성공이든, 나의 욕심이든 무엇이든지 내가 그것의 종이 되어 살면 그것들은 반드시 나를 배반합니다. 김일성과 김정일을 충성스럽게 섬긴 한 탈북자가 느낀 배신감과 같은 배신감을 얻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 성탄절에 오신 예수님은 하나님의 종으로 이 땅에 오셔서 우리 죄인을 위해 자기의 목숨을 바치셨습니다. 그럴 때에 하나님은 예수님을 통해 죄와 죽음의 종된 데서 우리들을 해방시키셨습니다. 우리가 죄와 죽음의 종에서 해방되어 하나님 안에 참 생명을 얻는 것이 하나님의 소원입니다. 그것이 성탄절에 예수님이 오신 이유입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모든 분들이 결국 우리를 배신할 것들의 종되지 않기를 소원합니다.  세상의 헛된 욕망을 꿈꾸는 마음과 나를 높이는 마음은 결국 우리를 배신합니다. 오직 우리를 위해 자신의 아들을 내어주시고,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신 하나님과 그의 아들 예수님을 구주로 모시고 참 진리와 참 생명과 참 사랑의 종으로만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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