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편지 / 한용구 목사

    이해인 수녀님의‘나를 키우는 말’이란 시를 소개해 드립니다.


행복하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정말 행복한 사람이 되어 마음에 맑은 샘이 흐르고
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고마운 마음 새로이 솟아올라 내 마음도 더욱 순해지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잠시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마음 한 자락 환해지고
좋은 말이 나를 키우는 걸 나는 말하면서 다시 알지.


좋은 말을 하면 그 말이 나를 키운다는 시인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미국의 유명한 여류시인 에밀리 디킨슨도 이런 말을 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말한다. 입 밖에 나오는 순간 말은 죽는다고. 나는 말한다, 말은 바로 그날 살기 시작한다고.” 말이 참 중요합니다. 잠언 말씀에는 지혜로운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의 차이는 말에 있다고 합니다. 잠언 18장 20-21절 말씀입니다. “사람은 입에서 나오는 열매로 말미암아 배부르게 되나니, 곧 그의 입술에서 나는 것으로 말미암아 만족하게 되느니라. 죽고 사는 것이 혀의 힘에 달렸나니 혀를 쓰기 좋아하는 자는 혀의 열매를 먹으리라.”아멘.


    인생은 누구나 혀의 열매로 인하여 살기도 하고 죽기도 합니다. 오늘은 대강절 첫 주일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신 성탄절을 앞두고 4주간을 대강절로 지키며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는 신앙훈련의 시간입니다. 첫 성탄의 아침을 기다리던 한 여인이 오늘 본문 말씀의 주인공입니다. 처음 천사들을 통해 메시아 탄생의 소식을 들었을 때, 마리아는 어떤 기분이었을지 그의 찬송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46절, 47절 말씀입니다. “마리아가 이르되 내 영혼이 주를 찬양하며 내 마음이 하나님 내 구주를 기뻐하였음은” 메시아가 자신을 통해 오게 된 사실 앞에서 많이 당황스럽고 복잡한 심정일 수도 있었는데 마리아는 일단 주를 찬양하며 기뻐하였다고 노래합니다.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시아 탄생의 소식이어서 그랬을까요! 기뻐하는 마리아를 볼 수 있습니다.  참 대단한 여성이라 여겨집니다. 그러나 그런 것도 아니었음을 그 다음 절에서 확인하게 됩니다. 48절 상반절 말씀입니다. “그의 여종의 비천함을 돌보셨음이라”  마리아는 나사렛 여인입니다. 당시 나사렛은 조롱거리 밖에 안되는 달동네 같은 곳이었습니다. 예수님을 향하여 ‘나사렛 예수’라 함은 존경의 표현이 아닌 무시하고 멸시하는 말이었습니다.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나겠느냐는 말은 공공연히 나사렛이란 동네와 거기 사람들을 조롱하는 말이었습니다. 그러니 마리아가 나사렛에서 살면서 자신을 비천하다 말하는 것은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는 현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녀에게 예수님이 찾아 오셨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들어오신 겁니다.그러자 마리아의 자존감이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보라, 이제 후로는 만세에 나를 복이 있다 일컬으리로다.”(48절下) 오고 오는 모든 사람들이 비천하다 하지 않고 복이 있다, 복 있는 여인이라 일컫게 될 것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자아상이 바뀐 것입니다.


    오늘날도 많은 사람들이 일그러진 자아상으로 열등감에 시달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마음속에 예수님이 오시면 얼마나 좋을까요? 예수님을 영접하고 주님으로 모시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값진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마리아, 이 여인은 처녀가 아이를 임신할 때 분명히 돌에 맞아 죽을 수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50절, 54절 말씀입니다. “긍휼하심이 두려워하는 자에게 대대로 이르는도다”,“그 종 이스라엘을 도우사 긍휼히 여기시고 기억하시되” 반복되는 한 단어가 나옵니다. 긍휼! 아하, 마리아는 비천한 가운데서도, 돌에 맞아 죽을지 모를 두려움 속에서도 하나님께 긍휼을 구하는 마음으로 이 어두운 시대를 살았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루살렘 그 큰 성에 처녀가 얼마나 많이 있었을 텐데 하나님은 여기 나사렛 촌 동네의 한 여인을 찾아 메시아를 보내시려 하셨을까요? 이유는 이 여인이 하나님의 긍휼(자비)하심을 구하며 메시아를 기다렸기 때문입니다.


    성탄의 계절에 긍휼을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하나님의 긍휼하심이 임하여 자아상이 바뀌고 자존감이 껑충 올라가 평소에 하던 말이 바뀔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말이 나를 키웁니다. 비천한 여자가 아니라 이젠 복이 있는 여인이라 그 자아상이 바뀌는 이 놀라운 자비하심이 성탄을 기다리는 우리에게도 있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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