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공약“무보험자 급증 우려”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7일 이른바 ‘오바마케어’ 폐지 공약을 다시 들고나왔다. 이에 대해 민주당 측은 이같은 조치가 미국인 수백만 명을 건강보험 무보험자로 전락시키는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나서 이번 이슈가 내년 미국 대선에 미칠 영향이 주목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오바마케어는 통제 불능인 데다 좋은 의료서비스도 아니다”라면서 “나는 심각하게 대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게시물은 27일 오후 현재 약 3,050명이 공유하고, 9,790여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 때 도입된 전국민건강보험법(ACA), 즉 오바마케어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공화당 지지자도 찬성하고 있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를 선거 전면에 내세울 경우 역풍이 있을 수 있다고 언론들은 분석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7년 취임 후 차상위 계층 등으로 의료보험 혜택을 확대한 오바마케어를 폐지하는 것을 사실상 1호 과제로 삼았으나 실패했다. 공화당은 2017년 연방 의회에서 오바마케어 폐지 입법을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당시 뇌종양 투병 중이던 고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본회의에 참석해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으며 매케인 의원이 던진 이 1표 때문에 부결되는 일도 있었다. 이와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름을 거명하지 않은 채 “우리는 6년간 (오바마케어) 반대 캠페인을 벌였음에도 이를 폐지하는 데 반대한다고 손을 든 2명의 상원의원이 있었다”면서 “이는 공화당에 있어서 저점이었다. 우리는 결코 포기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2016년 대선 때는 오바마케어에 대한 지지율이 42%였으나 공화당이 폐지 방침을 공식화한 뒤인 2017년 4월에는 55%가 오바마케어를 지지했다. 보수성향인 폭스뉴스가 2020년말 진행한 조사에서는 64%가 오바마케어 유지에 찬성했으며 반대는 32%에 그쳤다. 이 조사에서는 공화당 응답자 가운데서도 32%가 오바마케어 유지에 찬성했다.


    이런 이유로 공화당은 최근 선거에서 오바마케어 폐지 문제를 전면화하지 않고 있다. 대신 범죄, 이민, 경제 문제 등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오바마케어가 미국 의료 시스템에 완전히 정착한 인기 있는 법안이기 때문이라고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전했다.  같은 이유로 바이든 캠프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오바마케어 폐지 발언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아마르 무사 바이든 캠프 대변인은 “미국 국민 4,000만명 이상이 전국민건강보험법 덕분에 현재 건강보험을 갖고 있다”면서 “트럼프는 재임 때 이 법안 폐지에 한 표가 모자랐다. 우리는 다시 법을 폐기하겠다는 그의 말을 그대로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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