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볼리비아가 '가자지구에서의 심각한 인권 침해'를 이유로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단절한다고 선언했다. 볼리비아 대통령실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인권 침해를 입고 있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대통령실은 "우리는 이스라엘에 공식 서신을 보내 외교 관계를 끊겠다는 결정을 알렸다"며 "생명 존중이라는 원칙적인 틀 내에서 우리 정부는 팔레스타인 주민과 연대하며 전쟁 범죄를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단교 시점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는 선거 부정 의혹 속에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하야한 이후 2020년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복원한 지 3년 만이다. 앞서 볼리비아는 모랄레스 전 정부 시절인 2009년에 가자지구 공격을 문제 삼으며 이스라엘과 단교한 바 있다. 좌파 성향의 루이스 아르세 대통령이 이끄는 볼리비아 정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이후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수백 명의 사망자를 낸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 때에도, 누구의 소행인지 불확실하던 피격 이튿날(18일) 이스라엘을 맹비난하는 성명을 낸 바 있다. 볼리비아 정부의 이번 결정이 '친(親)팔레스타인' 성향의 중남미 주변국에도 영향을 줄지도 관심사다. 또 다른 좌파 정부인 콜롬비아는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습을 비판하며 이스라엘을 '나치'에 비유해, 콜롬비아와 이스라엘 간 외교적 갈등을 촉발한 바 있다. 베네수엘라 역시 '없는 살림'에도 이례적으로 팔레스타인에 구호품을 보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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