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으로 중동 상황이 악화하면 새로운 오일 쇼크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비롤 사무총장은 이날 '2023 세계 에너지 전망'에 대한 기관의 연례 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오늘날 우리는 다시 한번 석유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중동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치적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지만, 긴장이 매우 고조돼 있다"며 "석유 수출의 3분의 1이 이 지역에서 발생하는데, 이곳은 생산지일 뿐만 아니라 필수적인 무역로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는 1973년 이후 50년 만에 다시 오일 쇼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당사자들 사이에 평화로운 해결책을 찾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IEA는 현재 각국이 도입한 에너지 정책에 따르면 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 화석 연료에 대한 수요가 2030년께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석탄 사용량은 2030년 이후 급격한 감소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됐고, 가스와 석유 사용량은 향후 20년간 정점에 가까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IEA는 지난 10년간 전 세계 석유 사용량 증가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한 중국의 경제 성장 속도 둔화와 전기자동차 이용 증가가 화석 연료 수요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IEA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전기차가 지금보다 10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국의 경우 2030년엔 신차의 50%가 전기차가 될 것이라는 게 IEA의 전망이다. IEA는 그럼에도 현재 상황대로라면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기온 상승 폭을 섭씨 1.5도로 제한하는 파리 기후 협정의 목표치에 도달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은 전 세계적인 추세이며 멈출 수 없다"며 "이는 속도의 문제로, 정부나 기업, 투자자들은 청정에너지 전환을 더 지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