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편지 / 한용구 목사

◈“네 마음을 주며, 나를 즐거워하라” 잠언23:22-26

   링컨 대통령이 남북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기분 좋게 마차를 타고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옆에 대령 한 사람이 타고 있었는데 술병을 꺼냈습니다.
“각하, 한 잔 하시겠습니까?”
 그러나 링컨은 사양합니다.
 “나는 술을 못하오.”,
머쓱해진 대령은 다시 담배를 권했으나 링컨은 담배도 못 피운다고 사양합니다. 그리고 링컨은 어머니 이야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대령, 내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마지막 부탁을 했소. 술과 담배를 일평생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달라고, 어머니가 편히 눈감을 수 있도록, 그러겠다고 서약했지. 목숨처럼 이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씀드렸지. 그것이 마지막 효도니까, 대령이 나라면 술, 담배를 할 수 있겠소.”
귀 기울이던 대령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각하, 저라도 술, 담배를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저에게도 그런 어머니가 계셨더라면 각하 뒤를 이어 대통령이 됐을 것입니다.”
링컨 대통령은 천하가 아는 효자였습니다.  그는 대통령 선서를 할 때 어머니가 마지막에 주신 성경책에 손을 얹고 선서를 했고, 어머니가 주신 이 성경책이 오늘 나를 만들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성경은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부모님께 효도하는 자는 하나님께서 잘되게 하시며 장수하게 하신다고 성경은 말씀하십니다. (엡6:1-4) 효도란 언제나 받은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지요. 부모님의 사랑을 얼마나 받았을까요? 그 엄청난 사랑을, 아니 그 사랑을 다 기억하고 있기나 하는 걸까요? 아니지요. 기억 못하지요. 사실은 태어나서 4살까지 받은 사랑이 엄청난 사랑인데 기억하지 못하지요. 그러나 기억나지 않는다고 사랑을 받지 못한 것은 아니지요. 그 엄청난 사랑을 받았으니 지금 내가 존재하는 것이니까요. 효도란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입니다. 잘못하면 내가 좋아하는 것이 효도인 줄 착각할 위험이 많지요. 어느 이름 있는 심리학자가 농촌에 계신 부모님을 서울로 초청했습니다. 그리고 최고의 뷔페식당으로 모셨습니다. 그런데 식사를 잘 하시지 않는 겁니다. 나중에 어머님이 한 마디 하시더랍니다.
  “어디 된장국 먹을 데 없노.”
 그 교수님은 가슴을 쳤다고 합니다. 효도는 내가 좋은 것이 아니라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것을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지요. 말할 것도 없이 효도는 잘 들어 드리는 일입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 쳐드리면서 들어 드리는 일입니다. 효도란 얼굴 보여 드리는 일입니다. 사랑하면 얼굴이 늘 보고 싶으니까요. 예배란 하나님 앞에 우리 얼굴 보여 드리는 일이지요. 활짝 웃는 얼굴이라면 부모님에게는 최고의 기쁨이지요.
효도란 부모님의 존재 가치를 인정해 드리는 일입니다.
  “어머니 때문에 아버지 때문에 오늘 내가 여기 있어요. 엄마 최고, 아빠 최고.”
부모 입장에서 얼마나 흐뭇할까요? 효도란 만져 드리고 안아 드리는 일입니다. 손으로 터치해 드리는 일입니다. 우리가 어린 시절, 부모님은 우리를 얼마나 안아 주시고 쓰다듬어 주셨을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찬송가, 성경말씀을 기억해 드리는 일입니다. 부모님의 미래를 내다보면서 위하여 기도하는 일은 필수적인 일이지요.
“주님, 부모님의 남은 여생을 평강으로 인도해 주십시오. 하늘 나라 소망으로 이끄시며 주 안에서 행복하게 하옵소서.”
이 세상에서는 부모님으로서, 그리고 하늘나라에서도 하나님의 백성으로 영원히 살아가시는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소원합니다. 

◈이 모퉁이만 돌면 된다!

‘동구 밖 가수원길 아카시야 꽃이 활짝 폈네 하얀꽃 이파리 눈송이처럼 날리네.’
 그림처럼 고운 노래지요. 오래전에 텔레비전에서 서수남 가수도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가슴 아픈 사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때 그분은 66세였습니다. 한때 저도 좀 이상하다했습니다. 그렇게 성실하던 분이 빚에 쪼들리고 엉망이 된 이유를 이제야 알았습니다.  어느 날 부인이 쪽지를 놓고 사라져 버렸습니다. 집과 재산 모두를 날려 버렸다는 사실을 늦게 알았습니다. 사채에 손을 댄 겁니다. 앞이 캄캄하고 몇 번씩이나 아파트 창문으로 뛰어 내리고 싶었습니다. 날마다 빚쟁이들은 찾아오고, 사람들은 뒤통수에 대고 수군거리고, 나이찬딸이 셋이나 있는데, 이걸 어쩌나, 빚을 어쩌나, 날마다 생지옥이었습니다. 그래도 80 넘은 어머님의 기도가 힘이 됐습니다. 살그머니 머리맡에 와서 ‘하나님이 도와 두실 거야.’하시던 그 어머니를 두고 차마 인생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담담히 아픔을 설명합니다.
“큰 딸 결혼식은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습니다. 작은 교회에서 하객도 없이 식을 올리면서 참 많이 울었습니다.”  
 그동안 죽어라고 돈 벌어 빚을 갚았습니다. 어떤 이는 빚을 탕감해 주기도 했습니다.  이제 모든 빚 다 갚은 노인이 된 그가 홀가분한 마음으로 다시 과수원 길을 부릅니다. 그리고 힘주어 말합니다. 
“어떤 경우에도 포기하지 말라.”
그리고 또 한 사람, 개그우먼 정선희 씨,  그녀의 별명이 딱따구리, 언변이 대단하지요. 그녀가 다시 라디오에서 활약이 대단하지요. 그녀는 남편을 잃는 엄청난 아픔의 질곡을 건너서 다시 라디오 진행자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걱정과 염려 속에서도 용기를 내 보는 건 그저 이 길을 열심히 걷다 보면 봄 햇살이 비치지 않을까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그녀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 모양입니다. 그게 큰 힘이 된 모양입니다.
  “처음 인사를 드리기가 너무 망설였고 걱정도 많이 됐는데  인사를 드리고 나니 긴장이 풀렸는지 자꾸 눈물이 납니다. 눈물이 말랐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남아 있네요.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어진 그녀의 한마디가 가슴을 울렸습니다.
“많은 시간 포기하고 싶었지만 이 모퉁이만 돌면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 이 모퉁이만 돌면 따뜻한 햇살이 비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이 모퉁이만 돌면! 이 모퉁이만 돌며!  하! 그렇습니다.  모퉁이 없는 인생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 모퉁이만 돌면, 햇살이 보이고 이 모퉁이만 돌면 그대의 얼굴도 보이고 이 모퉁이만 돌면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렸습니다.
‘이 모퉁이만 돌면!’  그럼 희망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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