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뒤 덮친 침수피해

     지난 겨울 이상기후로 캘리포니아주 산지에 두껍게 쌓인 눈이 최근 본격적으로 녹기 시작하면서 수십 년 전에 사라졌던 호수가 다시 생겨났다고 CNN 방송이 16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에라네바다 산맥 서쪽 캘리포니아주 센트럴밸리에 있는 툴레어 분지와 인근 도시 코코란 일대에 침수 피해가 특히 큰 상황이다. 툴레어 분지는 한때 호수였으나 100년 전 물이 빠진 후 인근 주민들이 농토로 개간해 아몬드, 피스타치오 등 다양한 농작물을 재배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미 서부에 10여차례 이어진 폭우와 폭설로 이 지역에 물이 다시 차오르기 시작했고, 최근 한 달 사이 인근 산지에 쌓여있던 눈까지 녹으면서 농지가 거의 물에 잠겼다. 이곳 주민들은 농작물을 수확하지 못해 큰 경제적 피해를 본 데 이어 호수 수위가 점점 높아지면서 주거지까지 침수될까 봐 걱정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캘리포니아에 큰비는 그쳤지만, 흐린 날씨와 예년보다 낮은 기온 탓에 산지의 눈이 잘 녹지 않다가 이달 들어 기온이 오르면서 본격적으로 눈이 녹아내리고 있다. 이 지역을 관할하는 킹스 카운티의 데이비드 로빈슨 보안관은 "올해 봄 기온이 최근까지 매우 느리게 올라 그나마 운이 좋았던 것"이라며 "우리는 이제 더위가 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우려했다. 시 당국과 지역 단체들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대규모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주거지 둘레에 23.3㎞ 길이의 제방을 쌓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수자원부 분석 자료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거의 모든 강에 물 유입이 오는 9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시에라네바다 산맥에서 내려오는 튤(Tule) 강과 컨(Kern) 강의 올해 연간 수량은 예년 평균 대비 각각 4.3배, 3.7배에 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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