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편중·국채 과보유 없어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은행의 연쇄 파산 여파가 금융권에 몰아치는 가운데 한인은행들은 동요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오브호프, 한미은행, PCB뱅크, 오픈뱅크, CBB뱅크, US메트로뱅크 등 남가주 한인은행 6곳의 관계자들은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폐쇄로 예금자들이 미동했지만 연방 정부의 선제적 대응 덕에 한인은행 고객들의 큰 움직임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은행 관계자들은 ▶한인은행의 우수한 자본 건전성 ▶연방 정부의 예금 보호 조치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은행 대상 유동성 지원 ▶SVB와 한인은행의 완전 상이한 비즈니스 구조  등을 꼽으며 SVB의 여파는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짚어봤다.


◆우수한 자본 건전성
한인은행들은 감독국이 요구하는 수준 이상의 자본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연방 정부가 아니더라도 필요시 자금을 충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자본비율 우수등급(Well Capitalized) 은행 기준을 세 가지로 나눈다. 총위험가중(Total Risk Based) 자본비율 10% 이상, 티어1 위험가중(Tier1 Risk Based) 자본비율 6%, 티어1 레버리지(Tier1 Leverage) 자본비율 5% 이상이면 자본 비율이 우수등급으로 분류된다. 작년 말 기준으로 남가주 한인은행 6곳의 총위험가중(Total Risk Based) 자본비율은 약 2%포인트에서 8%포인트까지 웃돌고 있다. 티어1 위험가중 자본비율과 티어1 레버리지 자본비율 역시 대체로 약 2배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예금 보호 한도
FDIC에 가입한 은행은 계좌 한 개에 최대 25만 달러의 예금을 보호받는다. 따라서 상당수의 한인 예금자들은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특히 연방 정부가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경우, 예금 전액을 보증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선제 대응에 나서면서 한인 예금자들도 안정됐다고 은행권은 전했다.  


◆유동성 지원
연준은 필요하면 은행들에 예금인출 위한 자금을 대출할 것이라고 발표한 조치도 역시 소비자들에게 안정감을 준다는 게 은행권이 전하는 말이다. 즉, 연방 정부가 예금인출과 관련해서 은행에 유동성도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편중된 비즈니스
SVB는 국내 벤처캐피털(VC)이 지원하는 IT와 생명과학 기업을 거의 절반 가까이, VC는 약 2500곳 넘는 곳에 서비스하는 등 VC와 특정 업계에 편중돼 있다. 2008년에 문을 닫은 워싱턴 뮤추얼 은행 역시 모기지에 쏠려있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특정 분야에 지나치게 쏠린 은행이 많지 않고, 초과 현금을 대부분 국채에만 투자해 보유한 은행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특히 한인은행과 SVB의 비즈니스 모델은 완전히 달라서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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