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편지 / 한용구 목사

◈한 알의 밀의 사명! 요한복음 12장 20절-25절

언젠가 참으로 감동적인 대학 졸업식 장면을 본 적이 있습니다.   너무 감동적이어서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내노라하는 대학을 수석 졸업하는 학생 이야기였습니다. 기자들이 몰려들었습니다.  모든 식이 끝나고 사진 촬영하는 중이었습니다. 수석 졸업한 학생이 학사모를 어머니에게 씌워 드리려고 하니까, 그 어머니가 한사코 사양합니다. 그냥 한 번 못 이기는 척 하는 게 아닙니다. 정말 완강하게 사양합니다.  그리고 그 어머니 입에서 나오는 말입니다. “내가 너에게 해 준 게 뭐가 있다고, 등록금도 네가 벌어서 다녔고, 용돈 한 푼 준적도 없고, 책값 한 번 준적도 없는데, 내가 널 위해 해 준 게 없는 데 어떻게 쓰냐?”  그 어머니는 학사모를 쓰는 것을 사양했어요.  그때, 수석 졸업한 아들이 하는 한마디가 감동적이었어요.   “엄마, 엄마가 거기 계셔서 오늘 내가 있는 거잖아요. 엄마가 거기 계시지 않았으면 나도 존재할 수 없어요. 엄마는 내 인생의 뿌리잖아요.”  아, 저는 이 말에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내 인생의 뿌리잖아요.”  정말 그 어머니는 너무 가난해서 아들이 공부하는 일에 도움을 주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아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엄마가 내 인생의 뿌리잖아요. 엄마가 계셔서 지금 내가 존재하는 거잖아요.”  어머니의 눈물과 희생과 피와 땀으로 오늘의 영광이 있음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땅에 떨어져 죽으면 뿌리가 되는 거지요.  그러니까 주님이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뿌리가 되어 주셨고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로 구원을 받은 것이지요. 그리고 지금도 뿌리되어 주시는 주님의 그 사랑으로 우리가 구원을 이루어가는 것이구요.  저는 종종 꽃을 보면서 뿌리를 생각합니다.  사과 열매 하나를 보면서도 뿌리를 생각합니다. 뿌리의 수고가가 있어서 꽃이 있고 뿌리의 희생이 이 있어서 열매가 있는 법이니까요.   104주년 삼일절이 지났습니다.  나라의 독립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선열들이, 얼마나 많은 주의 종들이, 성도들이 교회들이 수고하고 희생했을까요? 그들이 뿌리가 되어서 오늘 우리가 이 번영을 누리고 있는 것이지요.  잊지 말아야지요.  서울 마포구 양화진에 가면 우리나라에 와서 복음을 전하다가 우리나라에서 세상을 뜨신 선교사님 145명의 묘지가 있습니다.  거기엔 한 가족의 묘도 있습니다.  그 분들이 복음의 뿌리가 되어 주셔서 오늘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로 사는 거지요.  우리나라에 복음이 처음 들어올 때에 권서 부인들이 있었습니다. 짚신을 신고 하루에 100릿 길을 걸으면서 성경책을 보급해 주던 무명용사들입니다.  그 분들이 우리나라 기독교의 뿌리가 되어 주신 것이지요.  그리고 교회학교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얼마나 열심히 성경을 가르치며 사랑했던가요. 저도 기억에 생생합니다만, 말할 것도 없이 교회학교 선생님들이 우리나라 기독교 역사의 뿌리가 되어 주신 것이지요.  그렇다면 이제 우리가 누군가의 뿌리가 되어야지요. 그래서 선교사님들을 힘껏 돕고 응원하는 것이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소망이 되려고 노력하지요.  지진으로 고통당하는 튀르키예와 시리아 난민들을 위해 100개의 컨테이너 박스를 세울 계획이라는 소식을 최 선교사님을 통해서 들었습니다. 북중 선교회는 전국의 12개 교회가 힘을 모아서 이슬람 국가에서 선교하는 6명의 선교사님을 돕는 선교 단체입니다. 제가 이사장직을 맡고 있지요.  이곳을 통해서 지진으로 고통당하는 난민들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될 것입니다.  뿌리는 표시나지 않지만 농부는 알아 주지요. 우리의 수고와 희생, 사람들은 몰라도 주님은 알고 계시지요. 한 주간, 누굴 만나든지 그분의 뿌리가 되어 줌으로 한 알의 즐거움이 충만하시기를 소원합니다.

 

◈쓰레기 통에도 정답은 있다!
쓰레기 속에도 있는 정답이 있을까요? 1886년 프랑스 정부가 미국 독립 100주년을 축하하면서 기념으로 선물한 것이 뉴욕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입니다.   '세계를 비추는 자유’라는 원래의 이름처럼 여신상은 자유를 찾아 신대륙으로 건너온 미국인의 자부심이며 상징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름에 따라 이 거대한 동상도 조금씩 녹이 슬고 말았습니다. 1974년 미국 정부는 자유의 여신상을 수리하기로 하고 거기서 나온 쓰레기 처리를 위해 폐기물 입찰 공고를 냈습니다. 그러나 몇 개월이 지나도록 나서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거기서 나온 구리 덩어리, 나사못, 목재 등이 마구 뒤섞인 쓰레기를 처리하는 일은 규제가 엄격한 미국에서는 엄청난 비용이 들 것이 뻔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프랑스에 머물던 유대인 사업가 한 사람이 자신이 이 쓰레기를 처리하겠다고 신청을 했습니다. 모두가 저 사람 망했다고 비웃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쓰레기를 분리한 다음 구리 덩어리는 녹여서 작은 자유 여신상을 만들고, 시멘트 덩어리와 목재로는 여신상의 받침을 만들고 아연과 알루미늄으로는 뉴욕 광장모양의 열쇠고리를 만들어 상품으로 내 놓았습니다. 소문이 나자 이 기념품들은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갔고 그 유대인은 쓰레기로 무려 350만 달러를 벌어서 만 배가 넘는 수익을 남겼습니다. 쓰레기 속에도 반드시 정답이 있는 법입니다. 캬! 누군가 그랬습니다. 천국엔 쓰레기통이 없다고요! 천국에서는 누구나 소중한 존재가 되니까요. 샬롬^^
 

◈믿음은 순서의 힘

인천의 한 기독교대안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기우진 선생님 이야기입니다. 어느날 골목에서 폐지를 줍는 노인들 모습이 자꾸 눈에 들어왔습니다. 추운 겨울에 허리 구부정하고 머리 허연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돕는 방법이 없을까? 하나님의 눈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폐지 10킬로 모아서 팔면 700원을 받는답니다. 그걸 기우진 선생님은 10배인 7,000원에 매입했습니다. 거기서 끝나지 않고 폐지를 손질하고 풀로 붙여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캔버스를 만들었습니다.  1 킬로 그램의 폐지로 12개의 캔버스를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페이스 북에 취지를 설명하고 그림 그려 줄 자원 봉사자들을 모집했습니다.  몇 명이나 지원할까 했는데 4시간 만에 무려 150여명이 신청을 했답니다. 폐지로 만든 캔버스를 보내 주면 그림을 그려서 보내오고 그 그림을 모아서 전시회를 열고 한 장당 3만 원정도의 가격으로 판매를 했습니다. 4차례에 걸쳐 400만원이 모아졌습니다. 지금은 노인 7분을 돕고 있습니다.  당시에 35살의 대안학교 선생님이, 믿음은 이런 것이라는 사실을 설명해 주고 있었습니다. 믿음이 뭐냐? 믿음은 순서의 힘이다. 만약 나를 보고 폐지를 봤다면 냄새나는 쓰레기일 뿐이지요. 오늘 무엇을 보든지 먼저 하나님을 보고 그것을 보고, 하나님을 생각하고 것을 생각하고 볼 수 있다면, 최고의 하루가 되겠지요. 누구를 보든지 하나님을 보고 그를 보는 것, 하나님을 보고 나를 보는 것, 믿음은 순서의 힘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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