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장로교회 김병수 담임목사

    오늘은 인간의 자유에 대한 문제를 한번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지난주 덴버에서 있었던 어느 집회를 참석했습니다. 남미 선교를 준비하는 단체 행사였고 그 단체에서 초청한 네 명의 탈북 자매들이 찬양도 하고 간증도 하는 집회였습니다. 네 명의 탈북 자매 가운데 세 명은 탈북을 시도하다 북한의 감옥에서 많은 고초를 겪었습니다. 한 자매는 인신매매를 당해서 중국으로 팔려 갔다고 합니다. 중국의 한 남자에게 팔려 가서 딸도 낳게 됩니다. 중국에 있다가 북한으로 다시 잡혀오고 감옥을 나와서는 다시 탈북하는 생활을 반복합니다. 이 자매는 자신의 삶이 너무 힘들어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합니다. 그 때에 이 자매의 어머니가 사진 한 장을 꺼내서 보여 주더랍니다. 이 자매의 딸 사진입니다. 그러면서 “딸을 가진 엄마는 목숨을 끊을 자격이 없다.” 라고 했답니다. 이 말을 듣고 이 자매가 다시 정신을 차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탈북에 성공해서 지금은 한국에서 딸과 함께 잘 살고 있다고 합니다. 이 자매의 감방 동기 자매가 이어서 간증을 합니다. 이 자매는 탈북을 시도했다가 친척들의 권유로 자진해서 북한으로 귀환했습니다. 삼촌들이 다 군인이었기 때문에 자신들의 승진을 걱정해서 돌아와 달라고 부탁한 것입니다. 자진해서 북한으로 돌아왔더니 이제는 그들의 태도가 돌변해서 조카인 자신을 죽이려고 합니다. 자신의  앞 길을 가로막는 조카를 없애려고 한 것입니다. 한번은 그들에게 얻어 맞아서 피투성이가 된 체로 쓰러져 있을 때 앞에서 말한 감방 동기 자매가 이 자매를 다른 곳으로 피신시키고 간호를 해서 살아나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은 마침내 탈북에 성공해서 함께 한국으로 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남한과 북한 사람들은 한 동포들인데 왜 이런 고초와 아픔을 겪어야 하는지 가슴이 먹먹해지는 현실입니다.


    저는 가끔씩 한국으로 온 탈북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유튜브 영상을 봅니다. 이들이 처음에 한국으로 와서 가장 신기해하고 감격하는 것은 전기를 밤새도록 쓸 수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더운 물과 찬 물이 나오는 샤워를 하면서 그렇게 좋아하고 신기해 한 답니다. 탈북민들이 주민등록증과 대한민국의 여권을 받을 때는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고 합니다. 북한에는 이동의 자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 내에서 내가 원하는 곳으로 마음대로 갈 수 있고, 여권을 가지기만 하면 190여개국을 자유롭게 갈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그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립니다.  우리 인간에게 있어서 자유가 어떤 것인지를 깊이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들입니다. 우리 인간은 아무리 다른 조건을 좋게 해준다 하더라도 자유를 억압당하면 살아갈 수가 없는 존재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들에게 정치적인 자유, 인격 보장의 자유, 건강의 자유, 경제적인 자유와 같은 자유는 우리 인간의 삶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한번 더 생각하고, 한번 더질문을 던져 보아야 합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자유롭고, 풍요로운 미국에서 사는 우리들은 과연 진정한 자유를 누리며 살아가고 있는가 하는 물음입니다. 우리는 전 세계의 누구보다도 더 자유가 넘치고, 풍요가 넘치는 미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불안하고, 걱정하고, 행복하지 못한 삶을 살 때가 너무나 많습니다. 자유의 외면적인 문제도 너무나 중요하지만, 진정한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내면적이고, 신앙적인 문제는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미국 교계에 큰 영향력을 미친  유진 피터슨과 같은 목사님은 <자유>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미국인이 된다는 것은 자유로워진다는 것과 동의어였습니다... (하지만) 자유의 의미가 단순히 가정과 학교와 은행 계좌가 주는 편안함으로 전락한다면 하나님은 어디에 있습니까? 우리가 뭔가 빠뜨리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자유를 누림에 있어서 내면적인 문제, 신앙적인 문제는 자유의 외적인 조건들보다 훨씬 더 중요합니다. 현재 미국은 그 어느 때보다 더 풍요로운 시대를 누리고 있지만, 마약, 총기 사건, 정치적인 대립, 빈부 격차의 확대, 노숙자 문제 등으로 인해서 정신적으로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황폐한 시기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비슷한 문제를 제기한 신약 성경 갈라디아서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건하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 (갈 5:1) 진정한 자유는 우리를 우리의 죄와 사망 권세에서 해방하시고 우리에게 영원한 자유와 영원한 구원을 허락해 주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에서만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유진 피터슨 목사님은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 있을 때 모든 것에 대해서 자유롭습니다" ("Free in Christ, we are free for all")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앞에서 삼촌들에게 맞아서 죽을 뻔한 자매가 “하나님의 은혜’라는 찬양을 부르고 난 다음에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그들은 나를 죽이려고 했지만, 나는 이렇게 살아서 대한민국에 와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사람이 되었으니 나는 그들에게 승리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사랑을 깨닫고 난 다음부터 저는 그들을 용서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 자매가 누리는 정치적인 자유보다도 심령의 자유, 영적인 자유가 더 귀하게 보입니다. 외적인 자유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심령의 자유, 용서의 자유, 감사의 자유, 죄사함의 자유, 섬김의 자유, 영생의 자유가 저와 모든 분들에게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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