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편지 / 한용구 목사

◈좀 특별한 감사의 비결 다니엘 6:10, 빌립보서 1:3-6

    어느 여자 분이 그만 우울증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매사가 귀찮습니다. 사람 만나는 것도 싫고, 뭘 하기도 싫고, 특히 내가 왜 사는지 의미를 모르겠어요. 의욕도 사라지고, 점점 비관적이 되어 갔습니다. 그러다가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상담해 주는 분이 이런 제안을 해 주셨습니다.
“혹시, 그 동안 살아오면서 참 고마웠다 하는 분을 찾아 보세요. 그런 분 찾아서 무조건 감사 편지 보내 보세요.”
곰곰히 생각했어요. 그리고 감사할 분을 찾았어요. 고등학교 때, 국어 선생님이 생각났어요. 자신을 보고 글을 잘 쓴다고 엄청 칭찬해 주셔서 얼마나 힘을 얻었던지 그래서 편지를 썼습니다.
“선생님, 생각해보니 한창 예민하던 시기에 선생님의 칭찬 때문에 제가 고등학교 시절을 잘 보낸 것 같습니다. 너무 늦었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이 편지를 보냅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 감동적인 답장이 왔습니다. 선생님의 편지 내용입니다.
“고마운 제자님, 당신의 편지를 받고 펑펑 울었습니다. 이제 너무 나이든 이 늙은 이의 차가운 마음에 따뜻한 정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내 교직 생활이 헛되지 않았음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30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쳤지만 이런 편지는 처음입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평생 이 편지를 보관하며 살겠습니다.”
그 답장을 읽으면서 자신도 눈물이 흐르고, 아하, 내 감사 편지가 나이든 선생님의 마음을 뜨겁게 했구나, 내 감사가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됐구나, 그러면서 마음에 응어리가 빠져 나기 시작했어요. 그 이후로 아주 작정했어요. 감사할 것을 찾고 감사하기로, 그래서 우울증에서 완전히 빠져 나왔다는 이야기입니다.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일은 상대방의 마음을 즐겁게할 뿐 아니라 감사하는 내 자신을 치유하는 신비로움이 있는 법입니다.


    다니엘은 지금 바벨론 포로 중입니다. 아마도 포로 중에서 태어난 것 같습니다. 나라가 힘이 없어서 다른 나라의 포로입니다. 비참합니다. 그리고 다른 신을 섬기면 사자굴 속에 던져짐을 당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다니엘은 날마다 하루 3번씩 예루살렘을 향하여 기도하고 감사했습니다. 그 상황 속에서도 감사를 찾은 겁니다. 바울 사도는 지금 감옥에 갇혀 있습니다. 상황이 좋을 리가 없습니다. 게다가 바울 사도가 자주 감옥에 갇히니까 그를 돕던 교회들이 하나 둘씩 돕던 일을 중단해 버렸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바울 사도는 빌립보 교회를 생각합니다. 그리고 편지를 썼습니다.
“생각할 때마다 감사한다.”
두 사람의 감사를 묵상하면서 감사의 비결을 발견합니다. 감사는 찾으면 얼마든지 감사할 수 있다는 것을. 어떤 상황 속에서도 감사를 찾으면 찾을 수 있어요. 이것이 바벨론 포로 중이라는, 그리고 감옥이라는 좀 특별한 상황 속에서 두 사람이 보여 주는 감사의 비결인 셈이지요. 가족들에게서 감사를 찾을 수 있다면,자녀들에게서 감사를 찾을 수 있다면, 내 자신을 생각하면서 감사를 찾을 수 있다면, 그러면 틀림없이 감사의 사람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두 사람의 감사의 특징은 감사를 계속한 일입니다. 한 두 번 감사한 게 아닙니다.

    다니엘은 날마다, 하루 세 번씩입니다. 바울 사도는 생각할 때 마다 입니다. 감사할 것을 찾고 그 감사를 계속하는 것이 특별한 감사의 비결인 것이지요. 두 사람의 특별한 감사의 비결, 마지막은 결론을 알고 하는 감사입니다. 바벨론 포로지만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을 회복시키실 것을 믿었습니다. 비록 감옥에 갇혀 있지만 바울 사도는 하늘나라를 내다보고 있었습니다. 지금이 결론이 아닙니다. 스데반이 돌에 맞아 순교합니다. 그러나 그의 얼굴은 천사의 얼굴이었습니다. 왜요? 하늘나라를 봤습니다. 거기 서서 자신을 응원하시는 예수님을 바라 보았습니다. 결론을 알았기 때문에 천사의 얼굴이었습니다.


    우리가 감사를 찾고 계속해서 감사해야할 최고의 비결은 지금이 결론이 아니고 하나님 앞에 서는 것이 결론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우리교회가 선교사님을 돕고 어려운 이웃들을 응원합니다. 이 일은 그리스도의 날에 우리의 자랑이 되기를 소원하면서 감당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이 사명을 하나님께 가져갈 이야기를 만드는 일이라고 설명합니다. 하늘나라가 결론임을 확신하는 자는 지금을 감사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감사를 찾고 감사함으로 시편 100편의 말씀처럼 주님이 준비해 두신 축복의 문, 그 궁정으로 날마다 들어가는 기쁨과 즐거움이 가득하시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컴퓨터보다는 나은 부모 되기

어느 분 이야기입니다. 어린 나이에 남편을 만나서 결혼을 했습니다. 그리고 아들 둘을 두었습니다. 남편과는 동갑내기인데다 맞벌이를 하다 보니 티격태격할 때가 많았습니다. 생각이 달라도 너무 달라서 말 다툼이 종종 있었습니다.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그게 쉽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작은 아들이 8살 때였습니다. 그날도 남편과 말다툼을 하고 화가 나서 작은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엄마 따라갈 거야? 아빠 따라 갈거야?”
작은 아들은 아주 난감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느닷없이 엄마와 아빠 중에서 하나를 택하라니 난감할 수밖에 없지요.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그리고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되물었습니다.
“컴퓨터는 누가 가져가실 건데요?”
“뭐야? 컴퓨터는 왜? 누구 따라 갈거냐고, 엄마야, 아빠야, 누굴 따라 갈거야?”
화가 나 있어서 아이에게 하지 말아야할 일을 강요하고 말았습니다. 작은 아들이 주춤거리며 대답했습니다.
“저는 컴퓨터 가져가는 분 따라 갈래요. 엄마가 컴퓨터 가져가면 엄마 따라가고 아빠가 컴퓨터를 가져 가면 아빠를 따라 갈거야.”
“뭐?”
그 순간, 남편이 킥하고 웃기 시작했습니다. 작은 아들의 솔직한 대답에 부부싸움은 칼로 벤 것처럼 끝나고 말았습니다. 그날 밤, 그들 부부는 반성했습니다. 컴퓨터 보다 못한 부부가 된 것을 반성했습니다. 직장 생활 때문에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점이 너무 미안했습니다. 부부는 더 조심하고 더 열심히 살자고 다짐하는 기회로 삼았습니다. 적어도 컴퓨터 보다는 나은 부모가 되자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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