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편지 / 한용구 목사

◈무명 용사의 기쁨  열왕기하 5장1절~6절
 

    꼭 2년 전입니다.  극동방송에서 성탄절을 앞두고 농촌교회 개척교회 사모님들에게 선물 보내기 생방송을 한 적이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분들이 정성을 보내 주셨는지, 정말 감탄하고 말았습니다. 선물 보내는 사연을 보면서 울기도 하고 박수 치기도 하며 생방송을 진행했었습니다.  저는 그때 이런 방송을 한 기억이 있습니다.  
“오늘 이 선물 보내기는 무명용사가 무명용사에게 보내는 일입니다. 누가 보냈는지 모르지요. 누가 받는 지도 모르지요. 오직 주님만 아시는 일이지요. 이 믿음으로 하시는 분들이 이렇게 많다니요.”  
그날, 선물 한 세트가 35,000원 정도였는데 무려 1,000세트의 후원 선물이 모아졌지요. 정말 지금 생각해도 감동적이었습니다. 그 후에 선물을 받은 사모님들이 감격적인 문자를 보내 주시기도 했지요. 바울 사도는 예수 믿는 우리를 그렇게 설명했습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무명한 자 같으나 주님 앞에서는 유명한 자요.”  성경을 살펴 보면 몇 명의 무명용사를 발견합니다. 첫째는 벳세다 광야에서 주님이 오병이어의 기적을 행하셨는데, 그 표적의 근거는 어린 아이의 도시락에서 시작됐지요. 떡 5개와 물고기 2마리가 근거가 됐지요.  그 어린 아이는 이름이 없습니다. 그야말로 무명용사지요. 그러나 저는 거룩한 상상을 해 봅니다. 남자만 5천명, 여자와 아이들까지 계산하면 아마도 2만명이 되지 않았을까요? 그 많은 사람이 내가 드린 도시락으로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는 감동은 아마도 평생을 갔을 것입니다.무명용사의 기쁨이란 쓰임 받는 기쁨이지요. 이 기쁨은 주님 앞에 갔을 때까지 유효한 기쁨입니다. 두번째 무명용사는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주님께 나귀 새끼를 내 놓은 사람입니다. 그도 역사 이름이 없습니다.“주가 쓰시겠다고 합니다.” 이 말 한마디에 자신의 나귀 새끼를 드린 그 무명용사도 주님이 십자가로 승리하심을 확인하고 얼마나 감격했을까요?  내가 드린 나귀 새끼를 타시고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셨구나! 이 기쁨은 누구도 뺏을 수 없는 기쁨이지요. 그리고 오늘 본문에 나오는 어린 소녀도 무명용사입니다. 나라가 힘이 없어서 아람 나라에 잡혀 오고 노예로 살게 됐습니다. 어쩌면 비참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주변에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 어린 소녀 한 명 뿐입니다.  그 무명용사가 주인 나아만 장군의 나병을 자기 나라의 선지자에게 가면 고칠 수 있다는 고백을 하지요. 정말 어린 소녀의 믿음이 대단하지요. 환경을 극복한 믿음, 혼자서도 그 믿음을 지켜간 믿음이었지요. 놀라운 것은 노예로 잡혀온 어린 소녀의 말을 나아만 장군이 그대로 믿었다는 사실입니다. 어린 소녀는 평소에 잘한 거지요. 평소에 신뢰를 얻은 거지요. 나중에 나아만 장군은 나병을 치료 받고 신실한 하나님의 사람이 됩니다. 주님은 은밀하게 하는 것을 좋아하십니다.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주님께 한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무명용사의 기쁨이란 주님만 알아 주시는 기쁨이고, 주께 쓰임 받는 기쁨이지요.  오늘도 사람들은 알아 주지 않아도 주님이 알아주시는 것으로 충분한 무명 용사의 기쁨으로 충만한 삶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정말 없으면 못사는 게 뭘까요?

언젠가 2년 동안 외국에 나가셨던 가족이 돌아오셨습니다. 2년 동안 아빠만 여기 남겨 두고 온 가족이 해외에 나가 있었습니다. 물론 아이들 학업 때문입니다. 2년 동안 독수공방 했던 남자 집사님에게 제가 축하한다고 뜨거운 악수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아내를 향해 중얼거렸습니다.
“그 분은 2년 동안 어떻게 혼자 사셨을까?”
아내는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었는데 듣는지 마는지 별 반응이 없었습니다. 저는 계속 중얼거렸습니다.
“남자가 혼자 2년을 산다는 건 대단한 일이지, 아이들을 위해서 희생하는 거지만.”
그때였습니다. 뭘 썰고 있던 아내가 칼을 번쩍 들더니 냅다 한마디 던졌습니다.
“당신은 나 없으면 못 살지?”
“어? 어, 그런가?”
“당신은 나 없으면 못 살아.”
“그렇지, 그렇구 말구.”
얼떨결에 그렇게 대답했지요. 물론 속으로는‘살면 살지 못살 것도 없지.’하고 싶었지만 아내의 속이 후련하라고, 비위 맞추어 주느라고 속 시원하게 대답해 주었습니다. 사실은 아니라고 했다가 후환이 두려울까봐 꾸욱 참았습니다. 그날 저녁 아내는 동태국을 얼큰하게 끓였습니다. 맛이 기가막혔습니다. 동태국을 먹어 보니 정말 사실인 것 같았습니다. 한마디 했습니다.
“정말이네, 동태국 먹어보니 당신 없으면 나는 못 살것네.”
아내의 얼굴에 미소가 살짝 흐르는 걸 눈치 챘습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정말 없으면 못 사는 것, 그게 뭘까요? 그만큼 귀한 것은 뭘까? 그걸 알고 사는 자는 참으로 현명한 사람이겠지요. 오늘은 ‘정말 없으면 못하는 게 뭘까?’를 찾아보고 마음에 새겨 보면 어떨까요? 의미있는 하루가 되겠지요. 

 

◈지혜로운 아들이 되는 비결

인천에 사는 어느 분의 이야기입니다. 둘째 아이가 10살인데 2학년 때부터 3학년 때까지 기특하게도 학교에서는 줄곧 반장 일을 맡아서 합니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무려 4번이나 반장이 되었습니다. 신기합니다. 대견합니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아들아, 너는 어떻게 4번이나 반장에 선출될 수 있었냐? 그 비법이 뭐냐?”
아이의 대답이 기가막힙니다.
“엄마, 그거? 별 거 아니예요. 아주 쉬워요. 반 아이들과 친구가 되면 돼요.”
“그래? 반 아이들과 어떻게 친구가 되는데?”
“반 아이들과 친구가 되는 비결은 간단해요. 우선 친구의 눈을 똑바로 쳐다 보고요, 둘째 친구의 이야기를 다 들어 줄 것, 셋째, 친구의 이야기를 다 들어 주고 이야기가 끝나면 어깨동무하며 등을 두드려 주고요. 넷 째 그냥 함께 걸어가 주면 돼요.”이야기를 다 들어주고, 등을 두드려 주고 그냥 함께 걸어가면 된다고? 친구가 되면 된다고! 아니? 10살짜리가 엄마 보다 낫네. 어디서 배웠지? 그 분은 피곤하다가도 아들의 이 말을 기억하면 피곤이 확 풀린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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