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팝 시장에서 걸그룹이 유례없는 초강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여성들이 여성 아이돌 그룹의 노래를 더 많이 듣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보이그룹=여성팬', '걸그룹=남성팬'으로 이분화된 구조에서 벗어나 아이돌 시장에서 여성 팬덤의 비중이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 9일 온라인 음원 플랫폼 지니뮤직이 올해 7월 1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약 3개월간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최고 히트곡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걸그룹 아이브(사진)의 '러브 다이브'(LOVE DIVE)의 이용자 성별 비율은 남성 45%·여성 55%였다. '러브 다이브'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와 퍼커션 사운드가 어우러진 다크 모던 팝 장르 노래다. 사랑할 용기만 있다면 언제든 자신 있게 뛰어들라는 메시지를 담은 이 노래는 음원 차트와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 1위를 휩쓴 것은 물론이고, 글로벌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유튜브 조회 수도 1억건을 넘겼다. 올해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걸그룹의 소비층이 남성보다 여성이 더 두텁다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러브 다이브'의 성별 이용자 비율을 연령별로 세분화해 보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이 노래의 여성 이용자 비율은 10대 64%, 20대 62%, 30대 52%, 40대 48%, 50대 52%였다. K팝의 주된 소비층이라고 할 수 있는 10∼20대에서 여성 청취자 비율이 60%를 넘겼다. 올여름 데뷔 음반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또 다른 걸그룹 뉴진스도 마찬가지다. 뉴진스의 데뷔곡 '어텐션'(Attention)의 이용자 성비는 남성 35%·여성 65%로 여성이 배 가까이 많았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여성 이용자 비율이 10대는 77%, 20대는 75%에 달했다. 특히 뉴진스의 경우 소속사 어도어를 이끄는 민희진 대표가 유리천장을 깨고 가요계에 보기 드문 '여성 스타 제작자'로 자리매김했다는 점도 여성들의 호감을 산 것으로 풀이된다. '러브 다이브'와 함께 올해 최고 히트곡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여자)아이들의 '톰보이'(TOMBOY)는 남성 51%·여성 49%로 남성 이용자 비중이 더 컸지만 불과 2%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다. 인터파크티켓에 따르면 (여자)아이들이 올해 6월 17∼19일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개최한 월드투어 서울 공연 예매자 가운데 여성 비율이 67%로 3분의 2를 웃돌았다.  이런 현상을 두고 한 유명 걸그룹 소속사 관계자는 "요즘 걸그룹의 하이틴스럽고 주체적인 이미지가 Z세대(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출생) 여성의 성향과 잘 맞물리면서 안무나 스타일을 따라 하고 싶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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