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9일(현지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될 예정인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에 75만 명이 넘는 인파가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왕위를 승계한 찰스 3세 국왕의 전 부인인 다이애나비가 1997년 숨졌을 당시 모여들었던 조문객 규모와 맞먹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런던 현지에서는 여왕의 서거 소식이 전해진 지난 8일부터 버킹엄궁 앞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모여드는 시민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는 등 추모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특히 버킹엄궁 웨스트민스터 홀에 여왕의 관이 놓이는 14일부터 일반인들이 조문할 수 있는 참배 기간이 이어지는 만큼, 날이 갈수록 인파가 더 몰릴 것으로 보인다. 내각 국무조정실은 장례식과 관련, "런던이 (추모 인파로) 유례없이 가득 찰 수 있다는 매우 현실적인 가능성을 놓고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무조정실은 일단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75만 명 정도의 조문객이 찾는다는 가정하에 비상계획 수립에 나섰다. 이 경우 조문 대기 줄은 최장 8㎞까지 늘어서고, 대기 시간만 20시간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 당국 관계자는 실제 인파가 이보다 더 많이 모일 수 있다며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문객 규모는 2002년 치러진 엘리자베스 2세 어머니의 장례식 때 모인 20만 명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망했다.  정부가 이날 공지한 보안용 지침에 따르면 조문객들은 공항 출입국 심사 때처럼 보안 검색대를 통과해야만 웨스트민스터 경내에 입장할 수 있다. 작은 가방만 소지가 허용되고, 어떤 종류든 음식물이나 음료는 반입이 허락되지 않는다. 심지어 꽃다발이나 촛불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사원 내에서는 적절한 옷차림을 한 상태로 정숙하게 행동해야 한다. 카메라나 휴대전화기도 물론 사용할 수 없다.  일단 영국 정부는 장례식날 도심이 붐비는 틈을 노려 시위대는 물론 테러 시도도 있을 수 있다는 판단하에 런던 시내에 1만 명에 달하는 경찰관을 배치하는가 하면, 폭탄해체반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추모 행렬 경비에 군 병력 1천500명을 동원하는가 하면, 사람이 너무 몰렸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조문 행렬을 중단시킬 수도 있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정치적이거나 공격적인 복장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플래카드나 깃발, 광고판, 마케팅 메시지 등은 반입 금지"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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