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가 공립학교의 외국인 영어교사에도 충성서약을 요구했다고 AFP 통신이 11일 보도했다.  AFP는 홍콩 교육 당국이 공립학교에서 일하는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교사(Native-speaking English Teacher·NET)들에게 새 학기에도 계속 근무하기 위해서는 오는 21일까지 충성서약에 서명할 것을 요구했다고 정부 대변인을 인용해 전했다. 홍콩 당국은 "충성서약에 서명하지 못하거나 이를 무시·거부할 경우 계약은 종료된다"고 밝혔다. 충성서약은 홍콩 '미니 헌법'인 기본법 준수, 홍콩특별행정구에 대한 충성, 홍콩 정부에 책임을 다하고 임무에 헌신한다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홍콩 정부는 기존 고위 관료, 입법회(국회) 의원, 법관 등에 국한됐던 충성서약 대상을 2020년 10월 모든 공무원으로 확대한 데 이어 구의회 의원, 교사, 정부 산하 기관 종사자 등으로 넓혀나갔다. 이에 반발해 민주 진영 소속 구의원 260여명이 자진 사퇴했으며, 지난해 상반기 현재 충성서약을 거부한 공무원 120여명이 해고됐다. 또 민주 진영 구의원 55명은 충성서약을 했으나 정부의 관련 심사에서 탈락해 구의원직을 상실했다. 일각에서는 충성서약을 했다가 이를 위반했다고 당국이 지적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고, 충성서약 위반 여부를 당국이 자의적으로 판단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홍콩은 1997년 학생들의 언어 능력 향상을 위해 NET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임금은 초봉 약 3만2천홍콩달러(약 520만원)에서 시작해 최대 7만4천홍콩달러(약 1천200만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