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좋아하는 사람보다 미운 사람이 많아진다. 잘난 척을 해서 밉고, 말을 막 해서 밉고, 이기적이어서 밉고, 서운하게 해서 밉다. 음식이 싫으면 안 먹으면 되고, 물건이 싫으면 안 쓰면 된다. 옷이 싫으면 안 입으면 그만이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이다. 사람은 물건처럼 자기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다. 사람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관계를 맺는다. 쿨~하게 단칼에 베어버릴 수 없다. 싫든 좋든 함께 해야 할 경우가 많다. 그래서 괴롭다. 내 마음 속에서 벼르고 있는 미움, 짜증, 분노, 증오를 깨끗이 털어버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화나는 마음의 원인은 낮은 자존감

 우리는 거의 매일 여러 번씩 화가 나고 짜증을 내게 된다. 엘리베이터가 빨리 내려오지 않거나, 슈퍼마켓 계산대의 줄이 길면 짜증이 난다. 출근길에 다른 차가 내 앞으로 끼어들거나, 버스가 늦게 오면 투덜대게 된다.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이런 감정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미움이나 분노는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감정이다. 내 권리를 침해당하거나 기대가 좌절됐을 때, 사랑받고 싶은데 그렇지 못할 때 분노가 일어난다. 상대방을 미워하고 못난 자신에게 화를 내게 된다.

 사람은 모두 이런 기분을 느끼며 산다. 그런데도 우리가 웃고 즐거워할 수 있는 이유는? 분노와 불쾌감, 짜증이 일시적으로 생겼다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럴 때 숨 한 번 크게 쉬고 털어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소리 내 욕하거나 속으로 이를 박박 가는 사람도 있다. 유전적으로 사납고 공격적인 사람이 있지만, 보통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자주 화내고 남을 미워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마음이 어둡게 찌들면 사망률 7배

미움과 짜증, 화, 분노, 증오 같은 어두운 감정들은 우리 몸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까?
미국 듀크대의 윌리엄스 교수는 분노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오랜 기간 연구했다. 의대생들을 가르치며 그들을 대상으로 적대감 점수를 매겼다. 25년 후 조사해 보자, 적대감이 높았던 학생들이 낮았던 학생들보다 심장질환이 4~5배 많았다. 다른 병까지 포함하면 사망률이 7배가 넘었다. 

마음 클린 4단계 실천법

▶ 1단계= 자신이 화가 났음을 인식해야 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잘 아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누군가 “너 지금 화났지?”라고 물어보면 “화났어.”보다는 “화난 거 아냐.”라고 부정하는 경우가 더 많다. 화난 것을 인정해야 왜 화가 났는지 돌아볼 수 있다. 부정하면 더 화나고 화가 쌓이게 된다.

▶ 2단계= 화날 만한 일인지 돌아본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분노를 터트리는 것보다 이해하는 게 몸에 이득이다. 스트레스호르몬이 덜 분비되기 때문이다. 정말 화가 날 일인지 나를 돌아보는 일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보면 된다. 이해가 된다면 되도록 용서해 준다.

▶ 3단계= 분노를 일으키는 사람에게서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린다. 미움은 증식하는 성질이 있다.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계속 그 생각만 하면 내내 기분이 나빠진다. 좋아하는 사람과 대화하거나 맛있는 것 먹기, 음악 듣기 등으로 주의를 환기시킨다.

▶ 4단계= 자존감을 높인다. 이무석 박사는 “나쁜 감정을 줄이는 데는 이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분노를 다른 곳으로 돌리거나 이번에 이해하고 용서하더라도 언제든 다시 같은 일로 분노할 수 있다. 그땐 더 크게 분노하게 되기 때문에 그 전에 예방책을 세워놓아야 한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이 화도 잘 낸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자존감은 자신에 대한 자체 평가다. 스스로 낙제점을 주면 사소한 부딪힘에도 발끈한다. ‘내가 집안이 안 좋다고 무시하는 거야?’ ‘자기가 명문대 출신이면 다야?’ 등 열등감에서 분노가 시작되는 것이다.  스스로 이렇게 생각해 본다. ‘난 최선을 다하며 여기까지 살아왔어. 사람은 완벽할 순 없잖아. 어려운 고비를 무사히 넘겨왔으니 장하지.’ 이 세상에 나란 사람은 한 명뿐이고, 유일무이한 인생을 어떻게 만들어나가느냐는 내 몫이라고 여긴다. 스스로 알아주면 자존감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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