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일요일에 포커스 신문사가 주최하는 청소년 음악회가 열린다. 때문에 사무실에서는 몇 주 전부터 포스터 작업부터 시작해, 초청장 만들기, 배너 제작하기, 프로그램 팜플렛 만들기, 무대 세팅하기, 장학금 및 상품권 준비, 심사위원 섭외하기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신문을 발행하는 것도 일인데, 괜한 일을 벌여서 직원들을 고생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미안할 때가 있다. 하지만 모두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마음처럼 귀찮기 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배려를 해야 한다는 열정이 앞섰기에 가능한 일이다.   

 음악회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이 행사를 기획하면서 ‘청소년 문화축제’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달았다. 비록 지금은 가요제라는 이름이 어울리겠지만, 점차 이 행사에 대한 부모와 청소년들의 호응이 높아지면서 악기 연주, 댄스 경연, 연극 등 다양한 장르로 발전할 가능성을 염두해 둔 것이다.  2년전 포커스 문화센터를 오픈한 이후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는 월드컵 응원전과 청소년 음악회이다. 이 중 특히 청소년 음악회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지난해 열린 청소년 음악회는 음악학원의 발표회 같은 색깔이 짙었다. 그래도 생각보다 많은 가족들이 응원을 왔고, 우리 딸이 저렇게 멋지게 연주할 줄이야, 우리 아들이 저렇게 노래를 잘 부를 줄이야, 가족들은 벅찬 가슴을 부여잡고 힘찬 박수를 보냈다. 이 함성으로 가득 찬 문화센터는 터질 듯했다. 공연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어느새 가족과 팀원들은 하나가 되어 경쟁자에게도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공연을 마치고 난 후 참가자들은 스스로  ‘해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 모습이 얼마나 기특하고도 멋졌는지, 당시의 감동은 오랫동안 지속됐다.

 이런 감동을 배로 하기 위해 올해는 콜로라도에 거주하는 모든 청소년들에게 기회를 주었다. 지난달에 열린 예심 참가자들 모두가 쟁쟁한 실력을 갖춰 심사위원뿐 아니라 주위사람들까지도 놀랐다. 본선을 방불케 하는 예선이었다. 어렵사리 심사를 한 후  결선 진출행을 따낸 팀은 모두 11팀이었다. 심사위원들은 이렇게 재능있는 아이들이 많을 줄 몰랐다며 이구동성으로 감탄했다. 지난해 행사보다 더욱 폭넓어진 참가팀과 심사위원, 기획팀들의 아이디어로 인해 올해 음악회는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사실 5년전 포커스를 창간할 때만 해도 신문 만드는 것 말고는 딴 생각을 전혀 할 수 없었다. 불황속에 신문사를 오픈하면서 경영도 힘들었고, 안그래도 신문사가 많은데 또 하나의 신문사가 생긴다는 것에 달갑지 않은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 동안 콜로라도에서는 두 개의 일간 신문이 문을 닫았고, 전세계의 신문사들 또한 경제난에 허덕였다. 하지만 포커스 신문사는 문화센터를 오픈하고, 웹사이트를 구축하면서 불황 속에서도 오히려 지출을 늘렸다. 특히 포커스 신문사의 전문 기자들과 편집, 교정 팀은 전 미주 언론사를 통틀어 봐도, 절대 뒤지지 않는 전문 팀이라는데 콜로라도 교민들은 자부심을 가져도 될 만하다. 꾸준히 이들과 함께 신문 컨텐츠를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주력하면서 오늘을 맞았다.

 이제는 우리 커뮤니티에 상징적인 무엇을 만들어야 할 때다. 신문을 발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청소년 음악회를 주최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음악회가 한인 사회의 관심 속에서 콜로라도의 청소년 축제를 상징하는 행사로 지속되길 기원한다. 어렵다, 어렵다 해도 부모인 기성세대들이 꼭 해야할 의무가 있다.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는 모두에게 책임이 뒤따른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먹고 사는데 급급한 시절은 지났다.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 하겠지’라면서 무조건 수수방관하는 자세보다는 ‘내가 도우면 더 잘 될 것’이라는 적극적인 사고가 앞서야 한다. 이는 두서없이 설치는 것도 아니며, 잘난 척 하겠다는 태도는 더욱 아니다. 다만 함께 힘을 모아 우리 아이들에게 좀 더 행복한 사회를 선물하자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음악회에 후원을 아끼지 않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고 싶다. 이들이야 말로 청소년을 위한 한인 사회를 만드는데 씨앗을 뿌린 사람들이다. 후원금을 내 달라고 조른 적도 없다. 필자가 직접 찾아간 것도 아니다. 대부분 전화 통화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협조해준 이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뜻을 전한다. 이는 포커스 신문사가 하는 행사여서가 아니라, 우리 청소년들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우리는 이 곳 콜로라도를‘문화의 불모지’라고 부른다. 지금껏 콜로라도 한인사회는 끈기 없는 공동체였다. 부모가 가져야 할 가장 큰 덕목이 인내인데, 그것이 부족했다. 이제부터라도 끈기를 가지고 이 황량한 벌판에 물을 주고 새싹을 키워 나무를 만드는 것이 우리 기성세대의 의무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이번 주 일요일 저녁6시이다. 본선무대는 포커스 문화센터가 있는 가동빌딩에서 열린다. 관심 자체가 후원이다. 우리 아이들이 당당하게 설 무대, 가족이 하나되어 웃을 수 있는 무대, 동포사회가 모두 손잡고 노래할 수 있는 그 감동의 무대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편집국장 김현주>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