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극적으로 새 단체협약에 잠정 합의했다. 99일간의 직장폐쇄도 해제되면서 늦었지만 정상적으로 새 시즌을 치르게 됐다. ESPN, CBS 스포츠 등 미국 언론은 11일 “MLB 구단주와 선수노조가 새 단체협약에 잠정 합의했다”라고 전했다. 정규시즌 개막은 기존 4월 1일에서 4월 8일로 연기됐지만, 더블헤더 등을 통해 팀당 162경기를 모두 치른다. 당장 14일부터 스프링캠프를 시작하고 자유계약선수(FA) 시장도 곧 열린다. 그동안 MLB 노사는 새 단체협약을 개정하지 못하고 지난해 12월 2일 직장폐쇄를 결정했다. 구단은 FA 협상 등 주요 업무를 중단했고, 선수들은 구단 훈련 시설을 이용하지 못했다. 협상은 지속됐지만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2022시즌 일정에도 차질을 빚었다. 결국 MLB 사무국이 최대 쟁점이었던 부유세(균등경쟁세) 부과 기준에 대해 한발 물러서며 타결의 실마리를 마련했다. 선수 노조는 MLB 사무국의 제안을 투표에 부쳤고, 26-12로 찬성이 우세했다. 1994∼95년에 이어 MLB 역대 두 번째로 긴 파업도 막을 내렸다. 구단주들의 공식 승인까지 거치면 새 단체협약은 앞으로 5년간 발효된다. 새 단체협약에 따르면, 부유세 부과 기준은 올해 2억3,000만 달러로 시작해 2026년에는 2억4,400만 달러까지 오른다. 첫해 부과 기준을 당초 MLB 사무국의 제안(2억2,000만 달러)과 노조 요구(2억3,800만 달러)의 중간에서 합의를 본 것이다. 최저 연봉은 기존 57만500달러에서 올해 70만 달러로 책정하고 점차 늘려 78만 달러까지 올리기로 했다. 3년 차 미만 연봉조정 비자격 선수들을 위한 보너스 한도는 5,000만 달러로 정해졌다. 포스트시즌 출전팀은 12팀으로 확대됐고, 사상 처음으로 유니폼 패치와 헬멧에 상업 광고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투구 시간제한(주자가 없을 때 14초, 주자가 있을 때 19초), 내셔널리그 지명타자 제도 도입, 탱킹(이듬해 신인드래프트에서 상위 순번을 얻고자 일부러 좋은 성적을 내지 않는 전략) 폐해를 막기 위한 신인드래프트 추첨 지명 도입 등도 새 단체협약에 담겼다. 내셔널리그에 지명타자 제도가 도입되면서 김하성(샌디에이고고)의 출전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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